어렸을 때부터 나는 무언가 인가 언제나 어디론가 달려가면서 살았다. 어디로 인지도 모르고, 일단 달려야 할 것 같았다. 옆에 있는 것들은 보지도 않고..
내 앞만 보았다. 정말 무지하게. 그러다 보니 인생이 힘들어졌다. 나만 보니 조그마한 아픔 고통에서도 아주 아팠고, 징징거리는 애처럼 변해갔다. 내 시야에 갇혀, 나만의 방에 갇혀 살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대한 혐오감, 나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점점 커졌다.
나는 왜 우울하지, 아프리카에서는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나는 왜 행동하지 않지, 나는 왜 사는 것일까? 나는 쓰레기가 아닌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명에서는, 문명에 필요한 요소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유머, 사랑, 예술.
웃음, 유머:
다크 코미디, 스탠드업 코미디를 좋아하게 되었다. 무언가 이 비조리한 세상을 인지하면서도, 나에게 웃음을 주었다. 슬플 수도, 더욱 우울할 수로 재미있었다. 그것과 같은 시기에 Girls라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섹스 앤 더 시티나, 프렌즈 같이 4명의 여자들이 뉴욕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웃긴 건, 이 아이들이 너무나 찌질하다는 것이다. 다 자신만의 찌질함과, 문제점이 있다. 우리같이, 부모님에게 돈을 구걸하고, 일을 끝까지 끝내지 못하며, 섹스, 마약, 도망에 쩔어 있는 결정체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삶이고, 웃겼다. 재미있었다. 밀리는 그런 사람들의 결정체이다. 찌질한 우리 자신, 우리 모두는 찌질함이 있다. 만약 우리 모두 멋졌다면, 세상에 이렇게 많은 문제들이 넘쳐나지 않았을 것이다. 같이 협력해서 해결했겠지. 하지만 우리의 찌질함도 우리인 것이다. 슬프고, 힘들고, 그런 것이 제일 웃기다.
사랑:
뭐 그렇지만, 그런 찌질한 우리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래! 하고 살아가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한다. 에로스 적인 사랑을 우리가 제일 많이 이야기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인 것 같다. 끌림에서 시작하는 사랑, 내가 너무 원해서, 하지만 관계가 계속 지속되면서, 우리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아… 다시 찌질한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찌질한 상대방을 발견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랑, 진정한 사랑은, 우리를 다음 단계로 올려준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이해하려 하고, 상대방의 찌질한 부분을 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사랑 아닐까? 그래서 나는 계속 관계를 추구한다,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려 한다.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이다. 극과 극으로.
예술: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끝까지 밀어붙이는 게 분명 답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은 든다.(뭐 언제나 답은 없지만 말이다.) 관계가 부서지고, 나도 부서지고, 흐지부지하게 상처만 남기고 끝날 때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서진 조각들을 모아, 우리는 언제나 우리만의 답을 찾는다. 그것이 예술이 아닐까. 그런 부서진 조각들을 끼워 맞추거나, 깎거나, 형체를 만들거나 하는 것이 말이다. 그렇게 되면 어쨌든 무엇인가가 나온다. 그것을 우리는 사람들과 나눈다. 어떤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끝없는 노력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