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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길 Dec 27. 2021

무한한 사랑의 발현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온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가슴 속에 사무치는 계절이 존재할 것이다.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서는 5월이 그것이다. 명희와 희태,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에게만 국한되지 않은,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이 잊지 못할 5월. 드라마 <오월의 청춘>은 5 18 사건을 단순 역사 다큐멘터리, 혹은 신파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5 18 사건을 직접 겪은 사람들과 겪지 않은 사람들에게 모두 그 사건에 공감을 하게 만들고 아픔을 느끼게 만든다. 결국, 드라마 <오월의 청춘>은 절대 잊지 않아야 할 5 18 사건의 고통과 한을 다시금 일깨우게 만들고 모두가 이에 공감하게 만들었다. 


드라마 <오월의 청춘>이 모든 사람의 공감을 받은 것은 사랑이라는 공통된 감정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기 때문이다. 명희와 희태의 에로스적 사랑, 명희와 수련의 우정, 현철과 명수의 가족 간의 사랑, 광주 시민들 간의 사랑. 이 사랑이 서로를 지키게 만들고 자신을 희생하게 만들며 부조리한 국가 권력에 대항하게 만들었다. 무자비한 폭력에 대항하여 서로에 대한 사랑에 의지하며 광주 시민들은 광주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켰다. 기남이 무너진 것도 자신의 권력적 위치가 위험해서가 아니라, 가족에게 버림받았기 때문이다. 기남에게 남은 것은 결국 자기 자신밖에 없다. 정태가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 때 희태에게 안기고 해령이 자신과 이혼하자고 요구했을 때 기남은 자신의 가정으로부터 분리되고 사랑이 불구해지면서 인간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한 것이다. 


물론, 수련, 혜건, 선민 등 자신의 민주주의 신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행위한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념도 민주주의에 대한 사랑,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사랑은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수련이 아버지를 포함한 가족의 반대에도 계속 거듭해서 민주주의 운동을 했을 때도 사람들이 이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드라마 <오월의 청춘>은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대변한다. 사랑의 표출 방법은 다양하나, <오월의 청춘>은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만한 방법으로 사랑을 표출하였기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던 것이다. 이와 동시에, 역사적으로 비통한 사건을 사람들의 뇌리에 다시 박히게 만들었으므로 <오월의 청춘>은 명작이다. 


“주님, 예기치 못하게 우리가 서로의 손을 놓치게 되더라도, 그 슬픔에 남은 이의 삶이 잠기지 않게 하소서. 혼자 되어 흘린 눈물이 목 밑까지 차올라도, 거기에 가라앉지 않고 계속해서 삶을 헤엄쳐 나아갈 힘과 용기를 주소서.” 이러한 명희의 기도처럼 모든 사람들이 이별의 아픔을 겪더라도 끝까지 삶을 살아갔으면 한다. 떠난 사람의 몫까지 열심히 사는 것이 그 사람의 바람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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