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또 못 일어났네."
지난 6년 간 실행해왔던 새벽 기상을 요즘 잘 하질 못하고 있다.
하나의 공간을 오픈한다는 건 한동안 다른 일 다 제쳐두고 그곳에 몰입한다는 걸 뜻한다.
그로부터 밤낮이 바뀌게 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려면 한참이나 걸린다.
나는 방향을 트는데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다.
오픈, 그리고 휴식.
휴식을 적절히 가져야 다시 일어날 힘이 난다.
오픈 후 2달이 다 되어가는 요즈음, 다시 무언가 해볼 마음이 든다.
그리하여 다시금 새벽 기상에 도전하고 있다.
예전에는 새벽 기상을 하고 싶은데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물론 쉽지 않은 거지만
마음 먹고 그냥 하면 되는건데 왜 안되지?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나의 생각이 얼마나 우스운 것인가를 깨닫고 있다.
일어나고 싶어도 전처럼 일어나지지 않는 몸뚱이...
참 내 맘 같지 않다.
새벽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깨우고, 여유롭게 원하는 일부터 차곡차곡 시작하는 내 모습이,
그런 성취감이 좋았다.
허둥지둥 아이들 아침 밥을 먹이고 학교를 보냈다.
하루를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이제는 안다.
루틴이 깨졌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법을.
예전에는 루틴이 무너지면
그날 하루 전체를 실패한 느낌이 들었다.
아침을 알차게 시작하면
그 날 하루를 좀 더 소중히 여기게 된다.
영양제를 잘 챙겨 먹으려 노력하고,
내 몸에 좋은 운동을 하려하고.
반대로 그렇지 않은 날에는 이 모든 게 귀찮아진다.
루틴은 어찌보면
오늘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겠다는 의식과도 같다.
루틴이 깨지면 어김없이 내 일상의 흐름이 깨진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나아가는 것이다.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면 어떠랴.
이 ‘제대로’라는 완벽함에 갇히지 말자.
틈틈이 조금이라도 해나가면 그만이다.
어찌보면 나는 이러한 시행착오 덕분에
유연성을 받아들이고,
계획대로 시작 못한 하루라 할지라도
플랜 B를 세울 줄 아는 마음의 여유를 배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