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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papa Sep 20. 2020

비대면 리더십 #2

우린 일로 만난 사이입니다만...

리더십은 불변의 어떤 것이 아니다. 시대가 바뀌면 적합한 리더십의 모습도 바뀐다. 한때 강력한 독재자적 리더십이 각광을 받았던 것처럼, 시대에 따라서 요구되는 리더십의 모습은 다양하게 변화한다.

지금은 어쩌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게 바로 비대면 리더십이다.

이전 글에서 비대면 상황에서 업무 지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가 재택근무 실행이 왜 잘 안되는지를 얘기한 적이 있다.

이와 연장선 상에서 업무지시를 포함해, 비대면 리더십의 모습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어쩌면 비대면 리더십은 우리가 그동안의 리더십 얘기를 할 때 해왔던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그중에서 우리가 지금 상황에서 더 중요시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골라내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다.


비대면 리더십에서 해야 할 것을 언급하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나은 접근법일 것이다. 왜냐하면 비대면 리더십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어떤 것이 아니라 이전 리더십에서 조금 더 강조되어야 하는 모습에 가깝기 때문이다.


비대면 리더십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3가지가 있다.


첫 번째, 인간적인 유대감, 교감을 지나치게 앞에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장거리 연애를 해본 사람은 알 수도 있겠지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비대면 상황에서는 그러한 인간적인 유대감은 제한적으로 밖에 생성되지 않는다. 자꾸만 인간적인 유대감을 앞에 내세우면 비대면 상황에서는 해결될 수 없는 것을 자꾸만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포기할 건 포기하자. 조직 내 갈등이 발생했을 때, 술 한잔 하면서 풀지 뭐...라는 것이 이젠 쉽지 않다.

대신 우리는 '일로 만나 사이'라는 걸 항상 명심하자.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고 그 목적 달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자. 인간적인 유대감은 그다음이다.


두 번째, 업무지시를 길게 하지 마라. 즉, 권한과 책임을 최대한 많이 내려주자.

예전 어린 시절 만화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김박사님'은 항상 주인공에게 화면으로 무언가를 지시하고 뿅 사라진다. 그리고 필요할 때 적절한 조언을 하고 다시 사라진다. 또는 우리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 영화들을 봐도 주인공에게 지시를 내리는 존재는 목적과 결과물, 주의 사항 정도만 전달하고 언제까지 완수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화면에서 사라진다.

이런 비대면 지시의 특징은 미션을 수행함에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비전, 목표, 주의사항, 납기 정도만 전달하고 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자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우리의 주인공은 이에 본인의 판단하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가끔 업무 지시자의 꾸지람이 있지만 그래도 미션을 수행함에 있어 그들은 관여하지 않는다. 업무 수행에 있어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들은 조용히 책임지고 수습을 해준다.

이젠 우리의 업무에 있어서도 그런 모습이 될 것이다. 회사의 윤리적인 문제,  손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업무 수행자의 책임하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리더가 적절하게 권한과 책임을 넘겨준다.


세 번째, 불신의 표현을 하지 마라.

상사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부하직원에게 연락해서 '지금 뭐해?', '무슨 일 하고 있어?'라고 이야기한다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부하 직원은 무슨 생각이 들까? '이 사람이 나를 못 믿는 건가?'라고 생각이 들것이다. 그러한 상사의 물음은 기본적으로 불신의 표현이다. 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한다고는 하는데, 진짜 일하고 있는 거 맞아?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거지?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이다.

비대면 리더십의 기본은 서로 간의 신뢰이다. 눈앞에 보여야 일을 하고 있구나, 눈앞에 보여야 더 잘못 나가기 전에 내가 바로잡아줘야지, 내가 확인하지 않으면 잘못될 것 같으니까...라는 생각이 우리의 리더들에게 많이 깔려 있다. 분명 틀린 말이 아니다. 업무에 대해 책임지고 부하직원을 육성해야 하는 리더 입장에서는 당연한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이 불신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면, 부하직원과 쌍방향 간 피드백이 이루어지지만, 불신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면 부하직원에 대해 일방적인 지시가 이루어질 것이다. (물론 꾸지람과 함께...)

비대면에서는 이렇듯이 기존과 달리 업무 수행에 있어 행동의 제약이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러한 불신의 표현은 오히려 부하직원의 행동을 제약하고 업무의 질을 떨어트리게 된다. 스스로 하기보단, '그래서 어떻게 하란 거야?'라는 물음을 떠올리게 한다.


비대면으로 일하게 될 때는 이러한 3가지를 꼭 명심하자.

이젠 정말 화상으로만 일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공상과학 속 이야기가 눈앞에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거나, 아니면 서서히 과거 속으로 사라지거나... 이젠 그런 시대가 온 것이다.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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