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와 인생의 공통점
요즘 연금저축펀드 계좌로 ETF 투자가 붐은 붐인가 봅니다. 저 같은 사람도 동참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최근 미국 주식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배당성장 ETF를 사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ETF들을 들여다보니 추적오차라는 것이 있습니다. ETF들이 추종하는 지수(S&P500이나 나스닥 100 등)를 잘 따라가야 하는 데 어떤 연유인지 잘 못 따라가는 경우도 있더군요. 그걸 추적오차라고 한답니다. 지수를 따라가려 애를 쓰나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ETF 그래프를 볼 때면 어쩐지 사람이 애쓰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좀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마다 좇는 자신의 이상적인 자아가 있을 겁니다. ETF가 추종하는 지수처럼요. 남들의 기대에도 부응하고 사회에서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유능한, BEST의 나의 모습말입니다. 그러나 실제의 나가 때로는 이 이상적인 나를 추적하는 것을 버거워합니다. 덜거덕 거리며 이상적인 나를 쫓아가나 자꾸 멀어집니다. 추적오차가 생깁니다. 그러다 이상적인 나와 실제의 나의 거리가 너무나 멀어져 더는 좇을 힘이 없는, 무기력함에 빠지게 됩니다. 번아웃인 거죠.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만들어진 나와 실제의 나 사이에 괴리감이 크면 클수록 번아웃은 쉽게 찾아옵니다.
번아웃이 오면 일단 쉬워줘야지요. 이때 쉰다는 것은 실제의 나와 만들어진 나 사이의 간극을 조망하면서 그 간극들을 좁혀주는 시간입니다. 간극을 가장 쉽게 좁힐 수 있는 것은 만들어진 나, 이상적인 나를 조금 내려놓는 것입니다. 저는 이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솔직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솔직해지면 일상 속에서 실제의 내 모습을 그대로 보이는 것에 불편함이나 불안이 줄어듭니다. 솔직해지면 세상 앞에 편안해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솔직함이란 타인에 대한 솔직함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솔직함입니다. 타인의 잘못이나 불편함을 솔직하게 말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는 다른 실제의 나를 인정하고 이것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때 솔직하다는 것은 다른 말로 고백한다로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고백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타인 앞자신의 실수를 감추려 급급하기보단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드러내는 것, 자신이 모르거나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인정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 타인의 말이나 행동에 상처받고 화가 난 자신을 인정하고 쿨한 척 대신에 쿨하지 못한 가끔은 옹색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 등등. 솔직해지기 위해 고백이 필요한 경우는 우리의 일상에서 많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상적인 나가 아닌 실제의 나를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상적인 나만 세상 앞에 내세우고 실제의 나는 집 안에만 가둬두지 마세요. 실제의 나도 세상 앞에 드러내야 합니다. 그렇게 세상 앞에 솔직해집니다.
드러내는 편이 가리는 것보다 자연스럽습니다. 자연스러운 것은 편안합니다. 스트레스가 덜한 것이죠. 가리는 것에 애쓰느라 중요한 에너지를 쓰지 않고 드러내고 편안해지렵니다. 그렇게 아껴둔 에너지로 나와 내 가족을 위해 필요한 곳에 집중해서 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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