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했던 그 시절 개콘
남극에서 에어컨을 팔고, 앙드레김에게 검은 옷을 파는 남자!
지하철 2호선의 외로운 벤처사업가! 노마진입니다~
지금은 폐지된 개그콘서트.
일요일을 마무리하는 코너로 봉숭아 학당이 있었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학교를 주제 삼아 다양한 학생들이 선생님이 제시한 주제에 대해 손들어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학생들은 주제에 어긋난 이야기를 하며 선생님을 당황하게 하는 것이 웃음 포인트. 봉숭아 학당 코너가 있는 동안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했었다. 전두환 장군을 패러디한 옥장군, 대충 하는 경비 아저씨, 잘난 척 오지게 하는 전교 1등, 뚱뚱교 교주 다산의 상징 출산드라, 내 밑으로 다 조용히햇! 복학생, 안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의 김낙천 등 희대의 명 캐릭터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당시 그중에서 나는 노마진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했다. 지하철 타보면 한 번쯤은 봤을법한 지하철 2호선 잡상인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주요 웃음 포인트는 잡상인답게 시중에 파는 제품보다 전혀 좋은 제품이 아니기에 노마진으로 판다는 내용으로 배꼽 잡게 만들었다. 원가절감 상품을 판매하며, 제품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나 재료들이 빠져있는 것이 특징. 예를 들면 핸드폰인데 안테나가 없다던가, 시계인데 초침이 없다던가 하는 어이없는 상황으로 웃음을 자극한다.
그의 시그니처 대사였던 밑줄 쫙 별표★ 돼지꼬리ꔛ은 지금도 기억 남는 유행어다.
노마진이 첫 등장 당시, 관객들이 아무도 따라지 않는다며 뻘쭘해했기도. 그러나 나중엔 인기 캐릭터가 되고, 재미있고 오래가니 관객들이 알아서 따라 했다. 이 캐릭터가 좋아서 자연스럽게 TV를 보며 따라 했던 기억이 난다. 이 대사로 인해 보통 선생님들이 이거 시험에 나오니까 밑줄 표시해놔라 말하는 학창 시절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이 대사가 뇌리에 박혀 선생님들이 밑줄 그으라고 하면 별표에 돼지꼬리까지 적었다. 그렇게 재미있던 봉숭아 학당과 함께 일요일을 마무리하며 이태선 밴드의 엔딩 BGM을 들으며 내일 학교 가야 한다는 생각에 책가방에 준비물을 챙기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왜 이름이 노마진일까? 라는 궁금증. 당시 어린 김대희는 한국에 노 씨가 있으니실제로 노마진이라는 이름을 따서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인 줄 알았다. (가령 친척 이름이 노마진이라던가..) 나중에 우연한 검색의 계기로 원가와 판매가의 차액이 없다는 뜻을 노마진이라고 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캐릭터 이름 잘 지었다. 실제로 있을 법한 이름이며 실제 뜻도 있으니까.
오늘은 5월 23일, 개그콘서트가 그리운 일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