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번째 5월 11일

21/05/11

by Dㅠ

2021년 5월 11일 화요일

그날도 여김 없이 회사의 부속품으로 마치 톱니바퀴처럼 열심히 일을 한다. 아침 조회가 끝나고 작업지시서를 확인하며, 톱니바퀴는 열심히 일한다. 어느덧 두 시간이 지났다. 10시 20분. 쉬는 시간이다. 재미있는 최신 영상 어디 없나.. 유튜브를 핸드폰에서 누른다. 다 본 영상들이라 재미없네 말하던 도중, 카톡! 이 울리며 동시다발적으로 대희야 생일 축하해라는 문장들이 나의 눈동자를 사로잡는다. 마치 짜 놓은 연출 마냥. 감동이었다. 생각에 잠긴다. 학교 다닐 때는 매일 같이 하는 친구들이 내 생일을 알기에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축하 인사와 선물을 받았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나도 바쁘고 친구들도 각자의 사정이 있기에 바빴다. 사회 1~2년 차는 서럽고 외로웠다. 남의 돈 받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고, 아무도 내 생일을 기억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해. 카톡 메인에 "생일인 친구" 탭이 버젓이 떠 있는데 아무도 나에게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3년 차부터는 그냥 다들 바쁘니까 그러려니 하겠지 생각했다.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하다. 일일이 신경 쓰면 나만 스트레스받는다. 그런 와중에 5년 차, 연락이 끊겼던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이 친구를 다시 만나면서 나의 생일에 신경 써주는 사람이 다시 생겼다. 친구의 생일은 4월 11일이다. 딱 한 달 차이로 잊어 먹을 일이 없다. 나도 마찬가지고.


다시 카톡 화면을 보며 누가 보냈는지 이름을 본다. 대화창에는 약소하지만 조그마한 선물이 있었다. "지금 백수라서 많이는 못주고 이거 줄게" 라며 내가 갖고 싶었던 최신 이모티콘을 선물해줬다. "선물에 가격은 안 중요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중요한 거지. 고마워 잘 쓸게" 답장 보냈다. 또 다른 대화창에서는 선물하기 위시리스트에 넣어놨던 우산을 선물로 줬다. 장마 시즌을 대비해서 주는 듯싶다. 감동 그 자체. "이거 진짜 갖고 싶은 물건이었는데.. 잘 쓸게!" 전송 누른다. 그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문자와 선물을 보내며, 내가 그렇게 인생은 헛살지 않았나 보다 생각했다. 30대의 첫 생일이 매우 만족스럽다. 선물 받았으니 그들이 생일일 때 축하 메시지와 선물을 줄 것이다. 받은 것보다 조금 더 비싼 걸로.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마음이 따라주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나 살기도 바쁜 현대 사회에서 나와 1도 관계없는 남을 챙긴다는 것. 설사 그게 가족이라 해도 친밀감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사회에 나오고서 느낀 점은 인간관계 유지하기 참 어렵다 라는 것. 나의 인간관계에 대한 신념은 오는 사람 붙잡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 그가 좋다면 남겠지만, 싫으면 떠나겠지. 하지만 먼저 다가 온 사람에게는 사랑과 헌신을 베풀어주는 게 마땅하다 본다. 근데 내가 자꾸 잡으려고 애쓰면 떠나가더라. 유지하려면 기브 앤 테이크를 잘해야 하지 않나 싶다. 손절당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하루를 보낸다. 친구들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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