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모든 것을 쏟아버린 낮의 습도는 별안간 추위를 몰고 왔다. 마른 피부를 쓸어내는 감촉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 주었으나, 열과 성의가 뒤섞인 끈적거린 보습이 한순간에 잊힌 것은 반복되는 상실의 장막. 벽은 두터워지고 속은 비워 임계치 지난 1분 1초의 눈금 하나는 바로, 돌아선다.
그래서 우리는,
나의 집은 3시간마다 10분씩 바닥을 데워줄 장치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것은 곳곳으로 온수를 흘러보네 굳은 시멘트를 덥히네. 의식 아래 얕은 광목 누빔 안에 고스란히 담긴다. 사이, 그건 카디건, 커피, 카메라, 커다란 붉은 곰.
보일러를 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