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이 설치되기 시작할 때, 안내를 보면서 초행길 운전을 하고 있는 내 옆자리에서 j가 말했다,
“왜 이길로 가는 거야? 내가 말해준 건 안 들으면서 제가 말하는 건 철석같이 믿으면 안 되지!”
신선한 논리다.
j는 이면도로나 사람이 많은 길로 안내를 받으면,
“싫은데~ 나는 이쪽으로 갈 건데~”하며 원하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곤 했다. 한참 자동차 여행을 많이 다닐 때였는데, 우리를 조용하게 뒤에서 지켜보던 어린 소녀는,
“응, 잘 다녀와. 조심해서 지그재그로 내려가고.”
“싫은데~ 나는 일-자로 내려갈 건데~”
라고 말하는 청소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