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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by 고양이삼거리

익숙한 거리에 새것인 눈이 내린다.

검정 패딩 위에 내려앉아 녹아버리더니

따뜻한 주머니 속 살갗을 두어 번 두드린다.

사뿐하던 송이가 점점 많아지더니

대기를 가득 채우고 이리저리 흔들린다

거세게 방향을 바꾸는 눈 보라,

피할 수 없이 정면에서 맞닥들인 것들

신호를 기다리는 입술을 스친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 ’ ‘ ” “ ”“”“,,


멀리 드러난 산자락에,

기척없이 어둡던 산길에도 눈이 내렸다.

나무와 깊은 능선을 드러내고,

흰 것이 고스란히 쌓였다.

봉우리 바위틈에 산을 넘는 대기가 반짝거린다.


돌아오는 길, 창 밖에

익숙한 거리에 새것인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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