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일으키는 건 나뿐...
사람은 누구나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아마 자존감이 낮아서일 수도 있고,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며칠 전, 신춘문예 정보를 얻기 위해 들어갔던 한 오픈채팅방에서의 일이었다. 추천을 받아 다른 소규모 방에 들어갔고, 5명 남짓한 작가지망생들이 서로 인사를 건네며 글을 공유하고 있었다. 처음엔 꽤 따뜻했다. 서로의 글을 읽고 칭찬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격려하는 분위기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나는 어쩌면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내가 쌓아온 시간과 노력, 지금도 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마음을 누군가 알아주길 바랐던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조심스레 글을 올렸다.
그런데, 단 한 사람의 피드백이 내 마음을 무너뜨렸다.
그것은 단순한 의견이나 취향 차이가 아니었다.
마치 내 노고와 시간을 아무것도 아닌 듯 짓눌러버리는 말투, 인격을 깎아내리는 비아냥이었다.
그 한 사람 때문에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흔들리고 지금의 내가 글을 계속할 자격이 있는가까지 의심하게 됐다.
상대는 아마 별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다.
혹은 “마음에 안 들면 나가면 되지”라는 무책임함 속에서 던진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알지 못하는 얼굴들 사이에서 예의가 사라진 공간,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들이 정말 진정성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사람은 결국 본질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가까운 주변에서든 어디에서든.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정작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는 걸 끝까지 모른 채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한 내가 한심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사람 앞에 나를 너무 솔직히 드러내는 것이 위험할 때가 있다고.
우리가 서로 가면 위에 가면을 쓰는 이유는 나 때문일까, 아니면 그런 사람들 때문일까.
어디에나 상처를 주는 사람은 있다.
그러니 적어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지 않는지 한 번쯤 돌아보고,
그런 사람 때문에 너무 흔들려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국 나를 가장 잘 아는 건 나뿐이고,
나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사람도 결국 나 자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