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가족의 탄생

프롤로그

by 강점코치 모니카


"쯧쯧...... 양공주 같은 년이......"


명동역이었다. 남편과 내가 손을 잡고 지하철 플랫폼으로 들어서는데 50대 후반 혹은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떤 아저씨가 나를 쳐다보며 혀를 끌끌 차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 똑똑히 들었지만 방금 들은 말이 도저히 믿기지 않아 물어보았다.


"아저씨 지금 저한테 뭐라고 하셨어요?"


2008년 12월 3일. 남편과 내가 호주대사관과 종로구청을 하루 종일 왔다 갔다 하며 혼인신고를 하고 근사한 스테이크 저녁식사로 자축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왜 하필 그 날, 그 순간이었을까?


퇴근 시간 대 명동역에서 엄청난 인파에 둘러싸여 아버지 대 나이의 어르신과 울며불며 고성과 욕지거리를 해가며 싸우고 돌아온 그 날, 그 밤. 남편과 나는 앞으로 우리 둘이서 만든 우리 가족이 맞서야 할 수많은 단어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시 또 '양공주, 튀기, 잡종, 양키'라는 말을 들어도 오늘처럼 무너지지 말자고 다짐했다.


요즘 트렌드가 기존에 있는 것들을 융합하고 결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이라는데 '잡종'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잡종' 스럽다. '딴따라'라는 단어가 갖는 편견과 부정적인 이미지에 반하여 오히려 본인의 정규 2집 앨범의 제목을 '딴따라'로 정한 가수 박진영. 20년 동안 '나는 딴따라야!' 를 외치고 최고의 활동을 이어오면서 '딴따라'라는 말이 저속함을 벗도록 만들어 준 박진영처럼 나도 우리 가족을 '잡종' 가족이라고 부른다.


연료 방식으로 기름과 전기를 섞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우리말로 '잡종' 자동차인데 인기가 좋다. '잡종 가족'이 '하이브리드 가족'의 워딩이 주는 느낌을 꼭 같이 담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나는 잡종 가족인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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