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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Sep 08. 2021

얀 스테인 - 마을학교

그림으로 본 요람에서 무덤까지 4

종이책 <삶의 미술관> 출간으로 이 브런치 북에는 도슨트 설명만 남겨둡니다.

Search – National Gallery of Ireland (nationalgalleryimages.ie)

Jan Steen <The Village School.> c.1665, oil on canvas, 110.5 x 80.2 cm

National Gallery of Ireland.


도슨트 설명

네델란드 장르화가 얀 스테인의 <마을학교>입니다. 그의 세 자녀인 카타리나, 코넬리스, 요한네스를 모델로 세웠습니다. 이 그림을 우리나라에서는 김홍도의 풍속화 <서당>과 비유하는 경우도 많지요. 등장인물들을 하나씩 비교해보면 <서당>과 흡사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어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죠. 어린이들은 이 그림 속 아이들처럼 혼나가면서, 물론 칭찬도 받아가면서 배우고 성장합니다. 그림을 찬찬히 살펴볼까요?

한 소년이 벌을 받고 있는 모습이 보이죠? 선생님이 든 주걱 같은 것으로 이미 매를 맞고 울음을 터트린 건지, 이제 맞을 것이라 겁에 질려 눈물이 난 것인지 알 수 없어요. 왜 맞았는지도 알 수 없는데요, 바닥에 구겨진 종이가 버려져 있는 것을 보니 공부에 대한 무엇을 잘못한 것 같습니다. 망쳐버린 시험지일까요? 화면 가운데 앉아있는 아이는 슬쩍 웃는 것 같아요. 그 옆의 아이는 어려보이는데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이구요. 서있는 아이는 잠깐이라도 더 읽으며 준비를 하는 모습입니다. 우리들이 경험했던 교실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이 그림은 복식 연구에도 좋은 자료가 되는데요, 그 당시 아이들이 어떠한 옷을 입었는지 잘 보여줍니다. 서서 울고있는 아이는 스트랩 슈즈를 신고있죠? 당시에 유럽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입니다. 현재 우리가 신는 스트랩 슈즈가 17세기에서부터 전해져 온 것일까요? 요런 디테일까지 보면 그림이 더욱 재미있어지죠.


https://www.nationalgalleries.org/art-and-artists/5676/school-boys-and-girls

Jan steen < A school for boys and girls.> C.1670, oil on canvas, 81.70 x 108.60 cm.

National Galleries of Scotland


위 그림은 바티칸에 있는 라파엘의 프레스코화 <아테네 학당>을 기반으로 합니다. 역시 학교의 모습인데요, 색감이 어둡기도 하지만 화면에 등장인물들도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습니다. 얀 스테인의 많은 그림들이 이런 식의 혼란을 드러내는데요, 오죽하면 그를 풍자하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정리가 잘 안되었거나 비좁은데 혼잡하게 사람들이 꽉 차있거나, 마구 난장판 같은 장면을 보면 사람들은 “얀 스테인의 집 Jan Steen home 같다”고 말했다네요.

이 학교 그림에서는 공부하는 교실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 납니다. 아이들을 방치한 것 같아요. 심리학자들이 이 그림을 보고 아이들의 ADHD에 대한 연구를 하기도 한답니다.  어때요, 그럴만도 한가요?

이렇게 상세한 그림은 나쁜 습관에 대한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한 시각을 보여줍니다. 스테인은 그것을 직접적이고 심지어 조잡한 방식으로까지 보여주기를 좋아해요. 그의 여러 그림들에서 나타나는 장면입니다. 그가 이런 행동들을 모방하도록 조장하기보다는 오히려 경고하려는 시도라고 합니다.

현재의 학교와 교실과는 너무나도 다른 17세기의 학교를 엿보았습니다. 지금은 체벌훈육도 아니되고, 방임과 방치도 아니되는 교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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