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샵을 간 경험은 3년 전 즈음이다
제주도를 여행하다가 ‘이런 곳도 있구나’생각하며 신기하게 구경했는데, 요즘은 집과 가까운 곳에도 이런 가게들이 생기면서 더욱 보편화되고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에 병뚜껑과 브리타 정수기 필터를 수거하는 가게를 알아보다가 가까운 제로웨이스트샵에 방문한 적이 있다. 3년 전 제주도에서 본 제품들보다 훨씬 다양한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특히 한번도 이용해 본 적 없는 리필스테이션이 다양하게 놓인 모습을 보고 활용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시도를 하고 있다. 노력이라고 하기에는 양심에 찔리는 부분이 많아서 지금은 ‘시도’라고 말 하는게 적절한 것 같다.
하지만 관심을 두면서 시도를 반복하면 노력으로, 어느 순간에는 삶에 쓰레기가 확 줄어드는 날이 올거라 생각한다. 여러번 반복하며 찾은 제로웨이스트 습관들과, 앞으로 이루고 싶은 습관을 적어보며 불필요한 쓰레기가 사라지는 날을 상상해본다.
나는 컵을 아주 좋아했다. 여행지나 미술관에서 특히나 컵을 사서 모으는 걸 좋아했는데, 텀블러도 해당되었다. 하나만 쓸 수 있으면서 이렇게 많이 필요 없다는걸, 다른 물건들보다 비교적 빠르게 깨달았다. 여러개를 처분해도 여전히 많은 컵. 어디에서 샀고 어떤 기억이 담겨있는지 알기에 남아있는 것들은 차마 정리하기가 어렵다. 우선은 최대한 쓰임에 맞게 사용하려고 부지런히 써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자주 쓰는 텀블러가 있다. 계절에 상관없이 시원한 물이나 커피를 마시는 나에게 꼭 필요한 스테인리스 텀블러다. 책상에 물이 맺히지 않고 온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매장에서 마시거나 테이크아웃을 할 때에도 이 텀블러를 사용한다. 훨씬 편하고 손에 익어서 습관처럼 쓰고 있는 중이다.
요즘은 많은 카페가 종이빨대를 사용해서 차라리 가지고 있는 다회용 빨대가 좋을 때가 있다. 처음에는 빨대를 씻는게 귀찮다고 생각했는데, 흐물거리는 종이빨대보다 설거지 하는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텀블러와 다회용 빨대는 쓰려고 노력했기 보다는, 손에 익어서 쓰고 있는 물건이다. 일회용컵은 편하고 빠르지만, 나 역시 여전히 사용할 때도 있지만, 지금은 버릴 필요 없는 텀블러가 일회용컵보다 더 편하게 느껴진다. 물이 맺히거나 흐물거리는걸 매우 싫어하는 생활습관 덕분에 텀블러 사용은 자연스럽게 생겨진 나의 첫번째 제로웨이스트였다.
나는 1인 가구라서 정수기를 구입하거나 빌리는 것은 약간 부담이 된다. 그래서 오랫동안 브리타 정수기를 썼고, 요즘에는 생수를 구입해서 먹기도 한다. 브리타 필터 정수기를 쓰다가 페트병 생수를 구입한 것은 나의 생활 패턴 때문인데, 그 때마다 달라지는 생활 패턴에 맞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번갈아 이용하고 있다.
처음 물을 페트로 사서 마셨을 때, 생각보다 많은 양의 페트병에 놀랐다. 1인 가구인데도 이렇게나 빠르게 쌓이는데 그 이상의 가구라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요즘에는 생수 페트병을 따로 수거해서 옷이나 가방같은 제품을 만드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런데 관련 다큐를 보던 중 재밌는 상황을 발견했다. 유행처럼 많은 브랜드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제품이 나오면서, 플라스틱이 이전보다 훨씬 높은 값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재활용 업체에서는 워낙 원하는 업체가 많아져서 없어서 못파는 현상도 있다고 한다. 쓰레기가 많아서 옷이 됐고, 옷을 만들기 위해서 쓰레기가 더 많이 필요해진 상황을 상상하니 아이러니 하다.
예전에 살던 동네에는 주민센터에 우유팩을 몇 개 가져가면 쓰레기봉투를 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그걸 떠올리며 페트병으로 무언가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찾아보게 되었다. 지금 사는 동네 주민센터에 ‘수퍼빈’이라는 페트병 회수 기계가 있는걸 발견했다. 뚜껑이 없는 깨끗한 페트병을 기계에 넣으면 10원씩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방식이다. 당장 가입하고 페트병이 어느정도 쌓이면 주민센터로 달려간다.
포인트가 적립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페트병이 쪼그라드는 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 이렇게 유용하고 즐거운(?)기계가 있다는것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