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의 필수품이자 없으면 안될 것 같은 소모품 중 하나다. 나도 오랫동안 물티슈를 사용했는데, 최근에 대량으로 구입한 물티슈를 전부 사용하면서 한번 구입하지 말아볼까, 라는 생각으로 사용을 멈추고 있다.
어떤 물건이 ‘정말’필요한 것인지 알기 위해서는 물건이 없는 불편함을 경험해 보는 것이다. 몇 주간 물티슈가 없이 살면서 놀랍게도 불편함이 하나도 없는 것을 알아챘다. 필수품인 줄 알았는데, 그냥 있으니까 썼던 물건 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구입하지 않으려 한다. 여러개의 행주를 번갈아서 사용하면 되고, 쓰레기도 나오지 않으니 훨씬 편하다.
비슷한 용도로는 바닥걸레가 있다. 물티슈처럼 뽑아서 사용하는 것인데, 이것도 한번도 없어본 적 없는 필수템이었다. 하지만 물티슈의 존재를 잊고나니 일회용 바닥걸레도 더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남아있는 것들을 부지런히 소비하고, 이제 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없어도 되는 물건을 구분하고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만 남기는 과정은 언제나 즐겁고 뿌듯한 일이다.
자주 시키지 않지만 한번씩 배달이나 포장을 하면 나오는 쓰레기들이 싫어질 때가 있다. 용기내어 ‘용기’를 사용하는 캠페인처럼, 포장 할 때 개인 용기로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많은 분들의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기도 한다. 처음에는 신기했는데 요즘은 그 부지런함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전화로 주문하면 바로 찾아갈 수 있지만, 개인 용기에 받기 위해서는 들고, 가져가고, 주고, 기다리고, 씻어야 하는 다소 복잡해보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 해보면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고, 언젠가는 이런 문화가 일상적인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은 제로웨이스트 실천 방법이다.
배달어플에 생긴 ‘일회용품 받지 않기’버튼. 꽤 오래됐지만 볼 때마다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물티슈처럼, 일회용품 식기도 없으니 없는대로 사용하게 된다. 일회용 식기가 없어도 불편함이 없다.
배달은 계속해서 줄여나가고 있다. 배달보다는 포장, 일회용품 포장보다는 개인 용기 포장. 사실은 이런 과정을 거쳐서 스스로가 차라리 '귀찮아서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 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쓰레기를 버릴 때 쓰임을 다시한번 생각한다. 종이박스나 종이봉투는 적당한 수납함으로, 병뚜껑은 비누에 붙여서 비누 받침으로, 제품의 비닐은 일회용 비닐을 대신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한번만 다시 재사용 해도 쓰레기의 양을 많이 줄일 뿐만아니라, 불필요한 소비를 막아주기도 한다. 예전보다는 제품의 과대 포장이 많이 줄었지만, 가끔씩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포장이 과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어쩔수 없는 경우에는 좋은 제품을 덤으로 얻었다는 생각으로 나의 일상에서 다시한번 쓰임을 다하게 임무를 주는 것이 즐겁다.
편하다는 것은 불편함의 반대인데, 생각해보면 불편해 본 적도 없으면서 편하다고 말했다. 너무 쉽게 바꿀 수 있는 습관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렇게 배우며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방법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당장 내 집을 보면 어제와 달라진 모습은 없지만, 이런 습관을 반복하고 나와 맞게 만들어나가면 몇 달, 몇 년 후에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 되지 않을까?
나에게 맞는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것, 물건의 가치, 쓰임을 다 하는 것, 정말 좋아하고 필요하고 편한 물건만 남기는 것. 앞으로도 잦은 시도로 습관을 늘려가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