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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Apr 29. 2022

파키스탄에서 대통령 선거하기

내 한 표는 소중하니까

 촛불봉기가 일어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 지났다.


 이미 선거 결과는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거고, 기억의 사슬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해외에서 참여해본 대통령 선거의 기록을 남겨두고 싶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은 지난 2022년 3월 9일 수요일이었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자가 간발의 차이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었다.


 나는 선거권이 내게 주어진 이후부터 단 한 번도 선거권 행사를 포기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무효표가 되든 낙선 후보의 표가 되든 선거 참여율이 높은 것 자체가 정치인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가 오고 눈이 와도 언제나 투표에 참여했다.


 2022년부터는 나는 재외동포 신분. 해외에서 투표에 참여하려면 몇 개월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빼먹으면 안 되는 중요한 일정들을 챙겨야 한다.


1. 국외 부재자 등록 신고를 해야 한다.

 이미 출국했는데, 국가에서 내가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지 않은가. 알려줘야 투표 권리를 준다.

 * 대상선거 : 대통령선거, 임기만료에 따른 국회의원선거

 * 신고·등록신청 기간 :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는 2022년 1월 8일까지는 신고를 해야 한다.

   - 국외부재자 신고기간 : 선거일 전 150일부터 선거일 전 60일 까지

   - 재외선거인 등록신청기한 : 선거일 전 60일까지



2. 사전선거 공고 기간에 투표장소(보통, 대사관 내)를 찾아가서 투표한다.


 주 파키스탄 대한민국 대사관은 이슬라마바드에 있다. 투표장소는 파키스탄에서 딱 한 곳이다. 대사관에서 라호르 등 교민이 많이 살고 있는 곳에는 투표 버스를 운영해주기도 하였다. 다행히 나는 주말 거주지가 이슬라마바드인 교민이라 어렵지 않게 대사관을 찾아갈 수 있었다.

재외투표(2.24.(목)~2.28.(월)) 기간 중 선거인들의 편의를 위해 대사관에서는 셔틀 차량을 운행할 예정입니다. 셔틀 차량 이용을 희망하시는 라호르와 라호르 인근에 거주하시는 우리국민은 2.24.(목)까지 대사관 이메일을 통해 별도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pakistan@mofa.go.kr).
ㅇ 차량 운행 정보   
    - 운행 경로 : 라호르 DHA(예정) ↔ 주파키스탄대사관
    - 운행 일시 : 2022.2.26.(토)(시간 미정)
      ※ 수요에 따라 일정 및 운행 여부 변동 가능


 주 파키스탄 대한민국 대사관은 삼엄한 외교단지 안에 위치하고 있다. 대사관에 볼 일이 있어 방문하려면 반드시 사전 연락을 해서 출입 승인된 사람만 외교단지 출입이 가능한데, 재외선거 기간 동안만큼은 대한민국 여권만 있으면 출입할 수 있도록 허가가 된다.

ㅇ 제20대 대통령 재외선거 기간(2.24(목)~2.28(월), 5일) 중 재외투표인의 외교단지 출입을 위해 '대한민국 여권'을 근무경찰 및 대사관 현지직원에게 제시하면 출입이 가능토록 조치해 두었으니 참고 바랍니다.
 ※ 단, 4번 게이트(Sham's Gate)만 출입 가능
이슬라마바드 외교단지 4번 출입구. 대사관 직원이 나와서 신분을 확인하고 출입을 승인해준다.
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 대사관 정문으로 가면 안 된다. 측문으로 가야한다.

 운이 좋게도, 투표 개시하던 그 날(2월 24일) 업무차 이슬라마바드 출장 올 일이 있어 오는 김에 투표를 마무리했다. 여권 하나만 있으면 OK. 투표장 내부 사진은 찍으면 안 되니까 사진은 여기까지만.


 아무튼, 20대 대통령 선거도 내 소중한 한 표를 잘 행사했다. 나는 주거지가 이슬라마바드라서 괜찮지만, 다른 도시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만일 내가 편도 10시간씩 걸리는 거리의 교민이었다면 투표하러 왔을까? 모르겠다. 선거 참여율 100%인 나도 아마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 재미도 감흥도 감동도 없지만, 그래도 내가 해외교민이었다면 투표했을까 한 번쯤 생각해볼 수도 있게 만들어 주면 좋을 것 같은 재외동포 재외선거 체험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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