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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Dec 30. 2023

몬세라트 수도원 답사기

독특한 돌산과 검은 성모 마리아상으로 유명한 곳

 2023년 12월 11일 월요일. 여행 4일차.

 아직 해가 뜨기 전인 새벽 어스름.

 다시 에스파냐 역으로 와서 전철 출구를 나오면 바로 베네치안 타워가 보인다. 오늘의 약속장소.



 오늘 할 일은 몬세라트 & 시체스 일일 버스투어.

 근교 투어는 이렇게 여행사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고 시간도 체력도 아낄 수 있다.


 너무 일찍 왔나. 아무도 안 보이네.



 저 멀리 보이는 카탈루냐 미술관. 어제 가 봤다고 다시 보니 익숙하다.


 공지시각 10분 전부터 예약한 관광객들이 속속 모여든다.



 출석 체크하고 버스 탑승해서 출발.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에서 크게 멀진 않다. 에스파냐 광장에서 55km 떨어진 곳으로 차량으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몬세라트가 가까워질수록 이렇게 산길을 꼬불꼬불 올라간다.



 몬세라트 수도원이 위치한 곳은 높은 산중턱이라 버스에서 내려면 춥다. 특히 겨울에는 바르셀로나에서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입고 가시는 게 좋겠다.

 버스 주차장에서 수도원까지 400여 m, 10여분 걸어가야 한다. 살짝 오르막길이다.

 수도원을 둘러싼 안개+구름이 자욱해서 경관이 쨍하진 않다. 이따 걷히려나.

 구름 낀 돌산의 풍광도 충분히 아름답고 신비로워 감탄이 나왔다.



 절벽 끝 대형 십자가가 설치된 곳이 산 미겔 전망대(Creu de Sant Miquel). 이따 가 볼 곳이다.



 단체 투어가 아닌 개별 관광을 원하는 분들은 이 산악열차를 타고 오면 된다. 스위스에서 봤던 톱니 레일이 설치된 것이 보인다.



 매우 특이하게 생긴 돌산 아래 위치한 수도원.

 몬세라트 수도원은 "검은 성모상"으로 유명하며, 성지 순례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뾰족산 아닌 뭉게뭉게 구름 같은 특이한 돌산 아래 위치한 수도원은 풍광 때문에 그런지 더 장엄한 느낌이 든다.



 



 성당 정문 상단에 조각된 예수님과 12 사도상.

 성당 정문 바닥에는 원형 표식이 보이는데, 원래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는 물로 몸을 깨끗이 씻고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한 후 들어가야 하는데, 물이 귀한 산중턱 성당이라 저렇게 물을 상징하는 기호가 가득한 원형 표식에 먼저 들어가서 정갈히 하는 의식을 한 후에 들어가는 거라고 가이드님이 설명해 주신다.


 도착과 동시에 시작한 일은 "검은 성모상" 순례.

 검은 성모상을 직접 영접하려면 10유로의 추가 금액이 있다. 나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이 또한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해서 모든 옵션을 신청 다 했다. 여긴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여정지가 될 거니까. 


 성모상을 만나러 가려면 이렇게 성당 회랑을 둘러서 긴 줄을 따라 들어가야 한다.

 성모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성화와 조각, 장식들을 감상할 수 있어 종교 박물관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좀 아쉬운 것은, 성당 내에서는 구술 가이드가 금지되어 있는 관계로, 각 성화 및 조각들이 상징하는 의미는 알 수가 없었다.



 실물로 영접한 검은 성모 마리아 상.

 유리 튜브에 갇혀 계시는데 구슬을 든 오른손만 만질 수 있다. 성모 마리마상의 오른손을 잡고 소원을 빌면 들어주신다고 해서, 가족의 건강과 부를 빌고 왔다.



 성모상 순례를 마치면 이렇게 작은 예배당과 연결되는데, 여기에 금방 순례를 마친, 뒤를 돌아보고 계신 성모상이 있다. 경건한 장소에서 그러면 안 되는데... 뒷모습만 바라보자니 "성모님 삐지셨나... 왜 삐지셨나..." 하는 느낌이 살짝 들었다. ㅡ_ㅡ;;;



 예배당을 거쳐 반대편으로 나오면 촛불을 헌화하는 장소가 나온다.

 한 켠에 저렇게 "촛불 자판기"도 있다.



 처음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중정으로 연결되어 나온다.

 이제 본당에 들어가 봐야지. 각 국의 언어로 입장시간 안내가 나오는데, 한국어는 없어서 조금 서운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이렇게나 많은데. 내용의 핵심은 "10:30~12:00 까지는 종교행사를 하니, 못 들어가요."


 암튼 아직 10시 반 안 되었으니 서둘러 둘러보자.



 산 중턱 성당이란 핸디캡이 무색하게 성당은 경건하고 중엄하다. 대형 오르간 파이프도 보인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보다 실내가 많이 어두워서 진중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검은 성모 마리아상은 이렇게 멀리서 볼 수 있다. 표를 사지 않으면 가까이서 오른손을 잡지 못하는 것뿐이니, 표를 안 샀다고 크게 아쉬울 것은 없어 보인다.



 수비락스(Josep Maria Subirachs. "수비라치"라고도 불리나, 현지어 발음 상 수비락스가 맞다고...)가 만들었다는 유명한 예수상.

 나무판에 손발만 나타내고, 얼굴은 음각으로 매우 밝은 조명을 밝히고 있다.

 가까이서 육안으로는 예수님을 뵐 수 있으나, 사진을 찍으면 저 거룩한 얼굴이 함부로 찍히지 않도록 의도한 것이라고 한다. 단순화 기법 및 음각 기법 역시 수비락스를 대표하는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



 예배당 복도에는 다수의 등들이 있는데 이것도 눈여겨보고 오시면 좋을 듯하다. 수도원이 복원되던 당시 도움을 줬던 단체들에 만들어진 것으로 등마다 고유의 설명판이 달려있다. 절에 헌금하면 기왓장에 이름 새겨주는 감성과 비슷한 듯.



 입구에 있는 저 큰 세숫대야 같은 건 뭐지... 빨강줄 쳐진 걸로 봐선 사용하는 물건은 아닌 듯하고, 들어갈 때 성수를 적시고 들어가란 걸까. 종교인이 아니니 알 수가 있나.



 물의 정령 표식 원형마크 안에서 성당을 배경으로 인증샷 남기는 걸로 몬세라트 수도원 & 성당 투어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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