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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un 22. 2024

바르셀로나 현대문화센터 전시관 방문기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 5일 차. 2023년 12월 12일 오후 3시 45분.

 라 보케리아 시장 구경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는 바르셀로나 현대문화센터. 일명 CCCB.


 아니 바르셀로나까지 여행 가서 문화센터를 왜 갔냐고?

 그러게 말이다.


 원래 처음에는 당연히 목적에 없었다.

 그런데 카탈루냐 + 호안미로 + 피카소 3대 미술관을 가려고 일정을 짜다 보니 이 3곳을 필수로 가게 될 거라면 "바르셀로나 뮤지엄 패스"를 구매하는 것이 가격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대기없이 프리패스) 훨씬 좋은 옵션이란 걸 알게 되었다.


 이 "바르셀로나 뮤지엄 패스"에는 앞서 말한 3대 미술관을 제외하고도 바르셀로나 현대문화센터(Centre de Cultura Contemporània de Barcelona, 줄여서 CCCB), 바르셀로나 현대 미술관(Museu d'Art Contemporani de Barcelona, 줄여서 MACBA), 안토니 타피스 미술관 입장권이 포함되어 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한국인인데 이왕 산 6개의 전시관 & 미술관을 빼먹을 수 있나. 악착같이 다 보고 가야지.


 일단 가 보기로 했으니 구글맵을 켜고 도보길을 찾아본다. 문화센터는 라 보케리아 시장에서 500여 m가 채 되지 않는 가까운 곳에 있다.


https://maps.app.goo.gl/nVEYty2voKR7wYgNA

 


 문화센터를 찾아가면 현대식 건물에 둘러싸인 중정이 나오고, 전시관은 지하라고 안내해 준다.

 오늘 볼 전시회는 IA(인공지능) 전시회 2023 세계 보도사진전 두 테마.



 지하 리셉션에 들어가서 뮤지엄 패스를 보여주면 도장을 찍어주고 입장권을 준다.


 2023 세계 보도 사진전부터.



 던전 미로 같은 공간에서 무언가 장엄하고 심도 있는 보도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물론 사진 옆에는 보도사진의 내용을 설명한 설명문이 달려있긴 하지만 한국어 안내는 없다는 거. 나 생존영어는 조금 하지만 긴 영어문장 읽으면 머리가 아파 온다는 거. ㅠㅠ 주마간산 사진만 대충 보고 나왔다.


 설명문 해석은 완벽히 안 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죄 없는 민간인들이 너무나 큰 희생을 당하고 있다는 메시지는 충분히 와닿는다.


https://www.seattletimes.com/seattle-news/health/in-ukraine-limbs-lost-and-lives-devastated-in-an-instant/


 다음 전시관 IA.

 영어권 표현은 AI가 더 익숙하지만 같은 말 맞겠지.



 3D 스캐너로 몸동작을 인식해서 가상로봇이 따라 하도록 만든 체험공간.




 초창기 아날로그 컴퓨터인 모양이다. 설명란에 무려 The First Steam Powered Computer!!!

 스팀펑크 작품의 시초란 말인가!

 (※ 스팀펑크 : 증기기관이 고도로 발달한 가상의 사이버세계를 상상하여 만든 가상 SF 역사물. "하울의 움직이는 성" 또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등의 영화 상상하면 비슷하겠다.)



 2차 대전 당시 독일군 암호생성기 에니그마.



 조금 오래되어 보이는 로봇거미 로봇손.



 아니 로봇청소기는 우리 집에도 있는데. 룸바 자네 벌써 박물관 행은 아니지 않아?

 우리집 LG 1세대 로봇청소기가 더 오래된 것 같은데...



 추억의 소니 아이보 1세대. 90년대 말에 처음 나왔으니 너는 여기 있을만하다. 인정.

 어째 요즘 신세대 로봇개보다 니가 더 예쁜 것 같다?



 기타 로봇 물고기, 이미지 추출 인식, 모션캡처 등의 현대 기술을 관람객이 체험 형식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었고, 마치 수중에 보관된 신경망 인공뇌 같은 모형도 전시하고 있었는데 조금 섬뜩한 느낌도 들었다.



 대충 후다닥 이런 전시장도 있구나 수준만 훑고 온 CCCB.

 시간이 없는 여행객이라면 굳이 애써 방문하지 않아도 무방한 장소일 듯하다.




 CCCB 인근의 성당은 그래피티 없이 깨끗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CCCB 주변 대부분의 담자락과 일반 상업건물들은 거의 예외 없이 이중 삼중 사중의 그래피티로 오염되어 있었다. 아니 저게 정말 예뻐? 응? 응? 혹자는 이걸 공공예술이라고 하지만 나는 공공디자인을 망치고 사회 오염을 부추기는 몰지각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한다.



 지나가다 선물가게 앞에서 본 북극곰 가족으로 안구정화.



 얘네들 심지어 움직인다. 예쁘다! 귀엽다!



 골목을 나와 다시 라 람블라 거리로 나오니 거리의 악사 한 분이 버스킹을 하고 계신다.

 터가 별로 안 좋은가. 아무도 관심이 없네.

 연주하는 악기는 피리를 여러 개 묶은 팬플룻. 저거 원래 남미 악기 아녔던가?

 전문 악사분이 아니라 맹인이신 듯. 사실 연주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기에 길거리 관객이 안 모이는 거였다. 그냥 지나치기엔 안쓰러워 동전 한 닢을 넣어드렸다.





 다음 행선지.

 오늘 일정의 마지막.

 TARANTOS 공연장 가서 플라멩코 공연 보기.


 슬슬 지쳐온다. 아니, 이미 많이 지쳤다. 그런데 예약예매 이미 해 놨는데 안 갈 수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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