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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슉 Aug 08. 2021

만족하다

2021년 8월 7일 오늘의 나

2021년 8월 7일 오늘의 나


만족하다


토요일 늦은 밤.

방의 TV 소리를 백색소음 삼아 흥미로운 책을 읽는 시간

낮에 사놓은 텀블러에 담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는 지금

나에겐 무엇보다 소중하고 또 만족스러운 시간이다.


엎드려 읽었다가 TV도 잠깐 보다가 다시 앉아서 커다란 등받이 쿠션에 기대었다가 선풍기를 틀었다가... 온갖 산만한 행위를 하며 보내는 시간


커피를 마셔도 밤에 잠이 안 올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

책이 재미있으면 더 읽어도 되는 지금

자고 싶으면 자고 깨어있고 싶으면 그래도 되는 지금


토요일, 오늘, 지금 이 시간 밤 11시 50분

만족스러운 이 시간이 있기에 다른 긴장된 날들을 보낼 수 있는 것 같다.


일주일 중에, 하루 중에

아주 조금이라도 내가 만족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 그것이 스쳐 지나가는 아주 작은 순간이라도 말이다.


이런 느린 시간이 있기에

느긋하게, 한껏 흐트러져서 보내는 시간들이 있기에

내가 보내는 시간들의 촘촘함이 균형을 맞춰간다.


나는 지금 이 순간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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