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9
엄마!
얼마 전 남편에게 좋은 일이 생겨서 꽃다발을 하나 샀어.
남편이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자리에서 연락이 왔어. 어떻게 축하해 줄까 고민하다가 늘 꽃다발을 사기만 했지 받아본 적 없는 남편에게 꽃다발을 선물해 주기로 했지. 아이들 하원길에 꽃다발을 사러 꽃집에 들렀어. 꽃집 사장님께서 누구에게 선물할 거냐고 여쭤보셔서 남편 줄 거라고 했지. 그랬더니 꽃집 사장님께서 대뜸 "너무 행복하시죠? 예쁜 자매도 낳으시고. 남편분도 참 다정하시고. 부부관계도 행복해 보이시고. 삶이 참 안정적이여 보여서 부러워요"라고 말하시는 거야. 아이들 어린이집 근처에 있는 꽃집이라 이런저런 행사에 꽃다발을 사기도 하고 무엇보다 가끔 이솔이가 우리들에게 선물로 꽃을 선물하고 싶다고 할 때 들르는 곳이라 우리 가족을 잘 알고 계시는 사장님이거든. 사장님께서 본인은 요새 너무 마음이 힘들고 외롭다고 하시면서 부럽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어. 물론 깊이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누군가가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주고 부러워한다고 생각하니 쑥스럽기도 하면서 기쁘기도 하더라고. 말로는 하지 않아도 우리 가족이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게 드러나나 봐.
한편으로는 '아차! '싶기도 했어. 실은 남편의 좋은 소식이 나에게는 그렇게 기쁜 일만은 아니었거든. 앞으로 남편은 더욱 바빠질 거고 육아와 여러 집안일들이 나에게 더 무게가 실릴게 눈에 보였지. 결혼 후 남편은 승승장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만 정체되어 있는 것 같아 실은 우울했어. 그런데 나의 삶이 부럽다니.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갖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고 우울해있었던 건 아닐까. 사장님의 그 한 마디가 내가 보지 못했던 내 행복을 보게 해 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