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불편러
아집과 고집으로
똘똘 뭉쳐진 사나운 얼굴로
넌 내게 묻는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무엇이든 다 들어줄 의향이 있다는 듯
거짓 배려의 탈을 내게 내보이며
넌 내게 묻는다
“어떠한 말씀이라도 좋습니다.”
무슨 이야기든 던져주기만을 기다리며
마치 사냥개가 매섭게 먹잇감을 해체하듯
마구 물어뜯어버릴 듯한 표정으로
넌 다시 묻는다
‘이내 너의 모든 말들은
공기 중으로 산산이 흩어져 버릴 테고
넌 다시는 나에게 찍소리도 못할 만큼
아스러져 버릴 테니,’
“주저 말고 말씀해주시지요?”
너를 보며 내가 이리도 불편한 이유가
부디
너를 보면 내가 보여서는 아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