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일상
몸에서 근육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랄까? 일어나서 30분 동안 간단한 스트레칭과 코어 운동하는 것을 제외하곤 올해 들어 제대로 된 운동을 못했다. 허리가 아픈 이유도 운동 부족 때문이리라.
타고나는 체력에 등급이 있다면 난 아마도 하위 등급에 속할 것이다. 근육질의 몸매를 만들기 위한 운동은 아예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저 아프지 않기 위해,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생존 차원의 운동이었다. 수년간의 수영과 헬스, 요가와 필라테스도 건강 증진이 아닌 생존 유지의 목적에 가까웠다. 덕분에 여태까지 크게 아프지 않고 잘 버텼다.
올해 들어서부터 일주일에 걷는 횟수가 점점 줄기 시작하더니 한국에 갔을 때부터 운동을 못한 결과가 허리 통증으로 왔다.
그동안 너무 게을렀다. 모든 면에서.
몸에 대한 게으름부터 조금씩 해결해봐야겠다.
다시 걷기를 시작했다. 10월의 아티키는 걷기 좋다.
한참을 걷다가 카페에 들러 카푸치노 한 잔을 마셨다. 맛이 아주 좋았다.
부드러운 카푸치노. 오늘 마신 카푸치노처럼 부드러워지기를. 내 몸과의 관계도. 사람들과의 관계도, 내가 만나는 모든 것들과의 마주침이 부드럽기를.
그래서 때때로 일어나는 삐걱거림이 하나의 해프닝처럼 지나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