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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솔은정 Nov 04. 2024

포옹의 힘

매일 안아줘서 고마워, 윤서야

 "엄마는 저 덕분에 오래 사는 거 같아요."

-이잉? 무슨 소리야?

재경과 윤서와 함께 이야기 나누다가 윤서의 말에 언니와 엄마는 의아했단다.

내가 너 때문에 오래 산다고?

"많이 껴안아주면 오래산대요. 제가 며칠 전에 기사에서 봤거든요. 엄마는 내가 매일매일 안아주잖아요."

"야! 바보 아냐? 오래 사시겠지 라고 해야지! 넌 진짜. 엄마한테!"

-맞아. 엄마는 오래 전에 그 기사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윤서는 엄마가 마흔 넘어서 찾아왔기에 가끔 엄마를 엄청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는 거 같긴 해.

재경에게 엄마는 늘  젊다고 기억되지만, 윤서에게 엄마는 늘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는구나.

엄마가 아팠던 시간이 윤서에게 많아서  윤서는 엄마가 빨리 죽을까봐 두려움이 있다는 거 알지.

엄마가 아플까봐, 엄마가 빨리 죽을까 걱정이 되는 윤서는 그래서 엄마를 자주 안아주는 건가?

맞아. 엄마는 윤서가 자주 안아줘서 엄마는 오래 살 것이 틀림없어.

재경언니가 6학년 때 엄마가 언니에게 썼던 편지가 있어.

그때 윤서는 엄마 뱃속에 있었지.



2008년 11월 17일

자주 껴안고 키스하는 연인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킨십을 자주 갖는 연인은 심지어 직장에서 열불 나는 일이 있어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취리히대학 비아트 딧젠 박사 팀은 최근 결혼을 눈앞에 둔 독일인 커플 51쌍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신체적 친밀감이 정신적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뒷받침한 연구”라며

“연인들은 보다 나은 결혼 생활을 위해 애정표현을 마음껏 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연인들이 단순히 손을 잡는 데서부터 성적 접촉까지 1주일에 스킨십이 얼마나 이뤄지는지 물었다. 이후 그들의 침(타액)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신체적 접촉이 많은 커플은 코르티솔 수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커플이 직장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때 키스, 포옹 등의 신체적 친밀감을 표현하면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딧젠 박사는 “단순히 신체 친밀감 표현을 자주 하는 것보다 친밀감의 정도는 커플들 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신체적 친밀감 표현이 서로에게 더 좋은 느낌을 줄 수 있는지 알아가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정신신체의학지 (journal Psychosomatic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으며, 호주 유력일간지 데일리텔레그래프 등이 최근 보도했다.

 

재경아, 엄마가 어제 본 신문이야.^^ 재미나서 스크랩했는데 말이지.

재경이가 할머니를 자주 껴안아드리는 건 아주 좋은 일이라는 걸 알려주려고.

할머니나 외할머니는 혼자 계시니까. 늘 외로우실 거야.

재경이가 자주 안아드렸음 하고 말이야.

오늘 아침 재경이가 일어났을 때. 학교 갈 때

엄마가 꼭 안아주면 기분이 좋지?

엄마도 기분이 좋거든.

음~ 아무리 할머니가 옆에 사셔도 말이지.

자주 뵙지 않고 전화도 드리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지..

마음은 표현해야 하는 거니까..

재경이는 누구에게나 기쁨이 되고 위로가 되는 사람이잖아.

할머니. 아빠. 엄마. 그렇지?

엄마도 재경이가 안아주면 아주 기분이 좋아져.

잠깐 시간을 내서, 할머니댁에 들리게 되면,  할머니께 인사드릴 때는 꼭 안아드리렴.

너도 기분이 아주 좋아질 거야.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렴. 사랑스러운 재경.

  엄마가.



오늘 윤서는 할머니 생신 때 못 뵈어서 선물로 언니와 할머니를 만나러 갔지?

할머니가 얼마나 반가워하시고 기뻐하셨을까 싶다.

할머니는 윤서를 제일 예뻐하시는 거 같거든

윤서가 이 세상에 왔을 때부터 할머니가 너를 많이 키워주셨으니까 말이야.

할머니와 함께 한 시간이 길었으니 윤서에게도 할머니가 특별하고 말이야.

할머니 많이 안아드렸지?

할머니는 윤서의 편지와 윤서의 방문과 오늘 함께 보낸 그 시간이 정말 기쁜 선물이었을 거야.

윤서와 재경언니가 할머니께 상냥하고 친절하게 말하는 것도 늘 고마워.

엄마의 가치관은 '댓가없이 친절하자.'거든.

모든 사람은 다 마음속으로 전쟁 중이란다.

윤서도 그렇지? 요즘 친구일로, 축제 준비로, 고등학교 입시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도 어수선하지?

그러니 내가 만나는 모든 이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게 맞지.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말이야.

윤서에게 재경에게.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게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오늘 할머니 많이 안아드리고 왔다는 윤서를 보니 엄마도 좋구나.


"엄마는  오래오래 살 거예요. 내가 많이 안아줘서!"

-맞아. 엄마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 거야. 윤서 덕분에.

엄마를 늘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줘서 고마워

포옹의 힘의 결과를 재경에게 말해줬는데 17년 만에 다시 윤서에게서 들으니 새삼스러운데?

게다가 이렇게 실천해 주니 말이야.

사랑해. 윤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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