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함께 굿나잇
원래도 고요한 걸 즐기는 편이었지만 요즘같이 쉴 새 없이 달팽이관을 울려대는 아이들과 같이 있노라면 고요한 시간이 더욱더 절실해진다.
두 아이들 모두 기관을 보내지만 낮엔 꼭 무언가를 하게 되고 모두가 잠든 밤이 되어서야 내가 진정 원하는 고요함이 찾아온다.
아이들이 잠든 직 후, 슬로모션으로 완벽히 몸을 빠져나온 후 조명하나를 켜고 식탁 의자에 잠시 앉아 큰 숨을 내쉬어 본다.
‘후우우우우우우... 오늘도 끝났구나...’
나중에 아이들이 나를 안 찾을 때면,
더 훗날 시집 장가를 가서 내 곁에 없을 때면,
고요함을 즐겼던 지금의 내가 부러울까?
온종일 달달 볶여도 언젠간 부대끼는 이 순간이 너무나 그리워지지 않을까 싶다.
이런 생각이 들 때면 너무 힘들었던 하루도 또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넘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