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진짜로 사람을 사랑하는 거야

그렇게 나의 삶을 진짜 사랑하고 싶다

by Dana Choi 최다은



사랑하는 사람의 하루를 좋은 기억으로만 가득 채워 주려고 노력한 적 있었던가? 보답 따위를 바라지 않고 말이다.


영화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윌레풀la sante 작가님 추천을 받아 봤는데 진짜 사랑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마오리. 자고 나면 기억이 전혀 남지 않는 그녀에게 토루는 마음속의 축적된 존재가 된다. 토루가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은 그를 잊어가더라도, 마오리만큼은 그를 더욱 또렷하게 기억하게 만드는 힘. 그 사랑은 대체 무얼까?


얼마 전 가수 이효리가 어느 프로그램에 나와서 "내 꿈은 진짜로 사람을 사랑하는 거야."라는 말이 떠오른다. 저 말을 듣고 나도 이효리처럼 생각하고 있었는데... 효리언니 찌찌뽕! 내가 진짜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있었나? 생각해 보면 나는 진짜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없다. 그런 사랑을 하고 싶지만 몸부림치며 배워나가는 단계이려나? 혹여나 이 글을 보는 나의 가족이여 오해 말라. 내가 말하는 진짜 사랑이라는 것은 오롯이 그 존재를 받아들이고 그 어떠한 보답도 바라지 않는 그런 주는 사랑 말이다.


나는 나의 세계를 타인에게 마음 다해 열어 놓지 못하고 넘어오는 타인을 부단히 경계했던 사람이라 내가 상처받지 않을 만큼만 사랑했고 사랑에는 모든 이유가 있었다. 나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진짜 사랑해 본 적이 없었다. 결혼을 했고 10년이나 지지고 볶고 살고 있지만 나는 남편을 진짜 사랑하고 있는 것 인가? 그의 존재를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사랑하지 못한다. 나에게 사랑스러울 때, 내 입맛에 맞는 그의 모습을 사랑한 것뿐이다.


나는 나의 소중한 딸아이를 사랑하고 있는가? 물론 끔찍이도 사랑한다. 하지만 딸조차도 사랑스러운 짓을 할 때 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있다. 물론 자식은 엄청나게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자식도 마찬가지로 있는 그대로를 모두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조건 없는 사랑, 무한하고 변함없는 사랑. 사랑 그 자체의 본질적인 사랑이 가능할까?


눈을 감고 빛을 느끼는 것이 가능할까? 어둠 속에서 불을 환하게 켰을때 눈을 감아도 느껴지는 빛이 있지 않나? 가능하다고 느낀다.


이기적이고 불완전한 인간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이 가능할까? 나는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시한부 인생인 것을 알면서 결혼을 결심하는 연인,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 모두 불완전한 인간이 본질적인 사랑 그 자체를 실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짜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스럽지 않아도 사랑하는 것이고 그 짐을 함께 지고 갈 수 있는 것이다. 불완전한 인간도 불완전함 속에서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다. 불완전함과 불완전함이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다. 지난번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계가 있기에 사랑한다는 말이 삶으로 다가오고 있으니까.


부족하고 못나서 사랑할 수 있으니까 사랑스럽지 않더라도 사랑할 수 있으니까. 진짜 사랑한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랑이다. 나는 그런 진짜 사랑을 하고 싶다. 나 자신을, 남편을, 아이를 그렇게 사랑하고 싶다. 더 나아가 나의 소중한 친구를, 주변 사람을 그렇게 사랑하고 싶다.


그렇게 나의 삶을 진짜 사랑하고 싶다.







매달 14일,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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