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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Choi 최다은 May 14. 2024

Hi America!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나라.


수천 킬로 지구 반대편에 있지만 우리 삶에

너무나 가까이에 있는 나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아는 것이 없는 나라.


그곳에 다녀왔다. 미국은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크게 매력적인 곳은 아니다. 먹거리라고는 햄버거, 샌드위치 등이 대표적이고 '자본주의'와 '달러가치'의 두 단어만 또렷하게 생각나는 나라. 세계에서 GDP 1위인 가장 잘 사는 나라이지만 개인적으로 그 나라의 개성을 느끼지 못한달까, 워낙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주마다 조금씩 다른 문화와 방식으로 살고 있으니 하나로 축약되는 이미지를 갖기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쨋든 다양성이 미국의 문화이니까.


남편이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장기 출장 중이고 형님(남편의 누나)은 동부 메릴랜드에 안착하여 가정을 꾸리고 있기에 가족만남의 목적으로 갔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개인적으로 느낀 이모저모를 공유해 본다.




1. 엄청난 외식 물가

워싱턴 DC의 National Mall을 돌아보며 먹거리가 마땅치 않아서 National Air and Space Museum 지하 푸드코너에 갔는데 매우 부실한 샌드위치 2개와 500미리 콜라 하나를 샀더니 36불 정도 나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육박해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오만 원 돈이다. 와.. 우리나라도 요즘 물가상승으로 염려가 만만치 않은데 미국 외식물가는 미쳤구나.


우리나라에서 파는 샌드위치 하나를 8,000원으로 계산해서 콜라 2,000원이라고 한다면 18,000원 정도로 가능한 식사이다. (우리나라는 샌드위치가 8,000원 정도이면 맛있기라도 하지..) 오만 원씩이나 준 맛없는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먹는 순간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이 나라에서 살 수 있으려면 얼마를 벌어야 하는 것인가! 형님이 재택근무하며 홈스쿨링으로 아이를 키우는 바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꼬박 집밥을 해서 먹는 이유가 바로 이해가 되었다.  


2. 급진적 성 이념 교육, 무너진 공교육

형님이 사는 메릴랜드 주는 많은 학교에서 성별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쓰는 제3 대명사인 'ze'와 'xe'를 'he'나 'she' 대신 쓰도록 가르친다. 학교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스스로가 원하는 대명사로 불릴 수 있게 허용한다. 7세 여자아이가 자신이 남자로 느껴진다고 말한 이유로 부모 동의 없이 성 호르몬 관련 약을 처방해 준다. 7세의 인권존중이 가정에서의 교육보다 우선이라는 것인가? 분노한 부모가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 공공 화장실의 경우도 남자, 여자가 아닌 그들(they)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 때문에 하나로 통합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정말 오 마이갓이다. 찾아보니 메릴랜드 주의 최근 2년간 논바이너리 학생 수가 6배 증가했다는 기사도 발견된다. 무려 2년 전 기사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논바이너리'…"성정체성 혼란, 사회적 전염병 우려" < 동성애 < 기획 < 기사본문 - 데일리굿뉴스 (goodnews1.com) 


어린아이들에게 저런 교육을 한다는 자체가 성적학대가 아닌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가장 근본이 되는 절대 기준이 모두 사라지고 각자의 소견에 따라 행동한다면 이 세상이 정말 어떻게 되는 것일까? 미국의 모든 주를 조사해 본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추세를 우리나라도 따라갈 것이기에 매우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3. 자연친화적 거주 환경

형님이 사는 곳은 워싱턴 DC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외곽지역이다. 도심을 제외한 지역은 대부분 마당이 있는 주택이 많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뒷마당에 사슴이 출연하기도 하고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뛰어놀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딸아이는 고모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미국 여정동안 매우 행복해한다. 자연친화적인 환경만 고려한다면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초록초록한 뒷마당, 바라보고만 있어도 평안해 진다.
뒷마당에 종종 사슴가족이 나타난다.



4. 외국에서 홀로 정착한다는 것

 “외국에 사는 사람은 구명줄 없이 허공을 걷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가족과 직장 동료와 친구, 어릴 적부터 알아서 어렵지 않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지닌 나라, 즉 조국이 모든 인간에게 제공하는 구명줄이 없다(주)."


예측과 대처가 불가능의 연속이었던 타지에서 형님은 홀로 정착했다. 외국인의 신분으로 미국 회사의 정규직이 되기까지, 영주권 그리고 시민권을 얻기까지 하나하나 모든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지속적인 연마의 과정을 통해 정금같이 단단해진 모습을 느낄 수가 있었다. 몇 년 만에 만난 형님이지만 오래 알았던 사이인 것처럼 친밀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감사한 일이다.




어릴 때 미국과자, 미국크레용 좋아하고 할리우드 영화가 최고인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여러 이유로 나의 시선이 많이 변했다. 예전 같았으면 현지 아웃렛도 둘러보고 하나라도 쇼핑을 하고 왔을 텐데 우리나라에 저렴하고 튼튼하고 디자인까지 예쁜 것들이 널려 있으니 굳이 비싼 환율로 살 필요도 이유도 없었으니까. 지인들 위한 간식류만 챙겨 왔는데 한국 와서 같이 먹어보니 "왜 이렇게 달고 왜 이렇게 짠 건지!" 사람은 익숙한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 느끼기가 쉽구나라는 결론과 함께 말이다.





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쿤데라, 2018, 민음사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수       [WEAR, 새로운 나를 입다]

목       [엄마도 노력할게!]

금       [읽고 쓰는 것은 나의 기쁨]

일       [사랑하는 나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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