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가 요즘 고민으로 힘이 든다고 한다. 주된 질문은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 이란다. 자신에 대해, 삶의 본질에 스스로 질문을 시작하고 있는 듯하다.
아이가 자신 안에 모여 있는 작은 부분들부터 발견해 나가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가고 자신이 무엇이 될지, 어떻게 변할지 고민하는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를 우리는 사춘기라고 부르는데 나의 딸아이도 슬슬 고민이 시작되는 듯하다.
엄마인 나는 아이가 충분히 많이 흔들려도 좋다. 많이 질문하고 알아가는 시기를 잘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겪어야 하는 시기를 온전히 잘 담아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아이에게 이런 대답을 해 주었다.
“스스로에게 많이 질문해 봐! 또 경험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줄게 언제든 말해줘. 너무 오랜 생각에 잠기면 기분이 울적해지기도 하니까 엄마랑 종종 자전거 타면서 콧바람도 쐬고 운동도 하자. 어때?”
이렇게 담담하게 말했지만 점점 엄마로서 해 줄 수 있는 조언이 별로 없다는 것을 느끼니 훌쩍 커 버린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다. 아장아장거릴 때가 엊그제 같은데 금세 자란다. 무럭무럭 자라느라 요 근래 몸도 많이 아프구나!
엄마인 나는 아이가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아이만이 가진 고유함에 대해 알아가고 자신을 신뢰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모든 과정을 진심으로 지지한다. 불편한 감정을 대면하는 일도 외면하지 않고, 어려운 장애물과 위기도 이겨낼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게 엄마는 그리고 아빠는 늘 너를 응원하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