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양팔을 쭉 펴서 몸 전체를 미끄러지듯이 뱅그르르 돌리는 중이다. 온몸의 감각으로 충만한 행복을 마음껏 표현하고 있다. 거실 전체를 무대로 만들어 버리는 그녀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엄마인 내가 있다.
한국 민속촌에서 친구들과 놀이기구를 타기 수십 번, ‘워뗘밤'물놀이 행사로 물총을 신나게 쏘며 뜨겁게 놀았던 열기에 취해 이내 발산하지 못한 남은 흥을 주체할 수 없는 듯하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은 이미 황홀경이다.
'쉰내 나게 놀았다'라는 말이 어울렸던, 이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민속촌에 가자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두 yes를 외치는 무모하고도 즉흥적인 지인들이 있어 가능했던 추억 한 장이랄까
윗입술이 가렵기 시작하고 물집이 이만하게 잡힐 때쯤 방학은 끝이 보이곤 한다. 아이의 방학은 곧 나 '최다은'으로써 방학을 의미한다. 엄마인 나는 딸아이의 여름방학 3주를 온통 딸아이와 꼭 붙어서 함께했다. '최다은'이라는 옷을 잠시 벗고 '엄마'라는 옷을 입은 시간들...
어린이집 때부터 초등학교 3학년인 지금까지 선생님들이 한결같이 칭찬하는 '손이 전혀 가지 않는' 나의 딸아이. 나에게 온 선물 같은 아이다. 정글 같은 학교에서 스스로 잘 해내고 잘 견뎌내는 아이에게 늘 고맙다. 그런 이유일까? 엄마인 나는 아이에게 방학을 '행복 충전 시간'으로 만들어 주고픈 미션이 있었다.
엄마인 나는 딸아이와 방학 내내 함께 웃었고 함께 호흡했다. 물론 나 최다은을 위한 일과도 많이 흐트러지고 나를 위해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오롯이 반납되었지만 잠시 쉬어가는 것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여름방학도 이제 마지막 날이다.
아이가 즐거웠고 기뻤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엄마는 그런 존재다. 아낌없이 주어도 더 주고 싶은 마음이다. 먼 훗날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누군가에게 그런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받아본 사람이 줄 수 있는 것이기에 그런 이유로 또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리라 믿는다.
네가 행복하다면 엄마도 행복해, 그런 의미로 이번 여름 방학은 미션 모두 수행완료! 엄마도 아이도 한 템포 쉬어갔으니 이제 다시 우리 안에 있는 어마무시한 힘을 믿어볼까? 엄마와 딸이 함께 참가한 CIP캠프(기도하는 아이들 수련회)에서 안재우 소장님이 그러셨으니까.
나는 소중한 존재야!
나는 엄청난 존재야!
나는 정말 대단한 존재야!
왜냐하면
내 안에 하나님이 계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