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도 호캉스가 필요해

by 챈들러




연말에 가족 이벤트를 고민하다가 호캉스를 선택했다.


독산 노보텔을 결정한 데는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수영장이 개방되는 이유가 가장 컸다.


체력이 왕성한 아이가 있다면 강추!




윈터 패키지 상품, 수면양말, 일회용 카메라, 마스크팩 2장이 들어있다.




큰 기대를 했던 게 아니었기에 아늑하고 깔끔한 실내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아이도 좋은지 연신 감탄하며 방을 둘러봤다



이틀간의 휴일.


스키장. 온천. 썰매장 등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살인적인 교통체증 속에 체력 왕성한 아들을 묶어두자니 그로 인한 체력 손실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수족냉증인들에게 겨울은 참으로 가혹하다.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기만 해도 발끝에 얼음이 박힌 듯 시려온다.


자고로 겨울은 이불 속에서 귤 까먹는 게 진리인데 말이다.



저녁을 먹은 후 남편과 아들을 수영장으로 보내 버렸다




수영장. 겨울이라 비교적 한산하다 (수온 29도~30도) 사이드에 자쿠지도 있다.



사실 호캉스를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이제 오로지 나만의 시간.


바짝 말라있는 몸에 단비가 내리듯


엔돌핀이 돌기 시작한다.


티비를 보고 수필을 읽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이런 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묻는데 전혀 다르다.





우선 밥을 하지 않아서 좋다.


집에 있으면 주부 모드로 로그온 돼 있어 내 존재는 사라진다


밥을 짓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아무리 철저하게 관리해도 집안일은 눈에 거슬리는 것 투성이다.


계절이 바뀌면 옷 정리. 신발정리. 이불 정리.


환절기엔 가족 건강관리. 식사 메뉴를 고민해야 하고


곳간에 곡식. 채소, 과일. 메인메뉴를 채워 넣어도 사나흘이 멀다 하고 텅 빈다.


조금만 소홀해도 무너지는 게 집안 살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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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과 육아 살림 그리고 투자 공부&활동. 글쓰기까지 5분의 1로 시간을 쪼개어 살고 있다.


그러다 보면 으레 체력이 부치거나 욕구불만이 생긴다.



그중에 집안 살림은 제일 미루고 싶은 존재다.


요리를 잘하지만 하루 두 끼 메뉴를 고민하고 장보고 요리에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 버거울 때가 많다.


청소. 빨래는 더 그렇다. 주부라고 해서 모든 걸 도맡아야 할 필요 있을까.


이딴 일 남에개 맡기고 싶을 때가 한두 번 아니다.


그나마 7년의 투쟁 끝에 설거지는 남편이 맡게 되었다는 게 고무적일 따름.






정한수 한양대 겸임 교수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여행 자체를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인위적으로 떨어진 곳이 아니라 내 생활 속에 있는 지역들을 여행하듯 즐기는 문화, 즉 ‘여행의 일상화’로 이어졌다"라는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이제 굳이 장거리를 가서 숙박하고, 관광하는 패턴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집과 다른 공간에서 잠만 자거나, 일상과 다른 체험을 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휴가를 즐겼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지요.






주부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가정이 우선순위라는 거 누가 모르랴.


일 년에 360일 충실했다면, 5일 정도 혼자 내버려 두는 건 어떨까.


그 며칠간 자기 개발 또는 쉼을 통해 에너지가 충전되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텐데...



연말엔 호텔 호캉스 패키지 상품들이 많다.


잘 고르기만 하면 장거리 여행 1/3비용으로 숙박+스파+수영장+조식까지 해결할 수 있다.


제발 눈치 보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호캉스 즐기기 바란다.



근데 이런...


눈치 없는 남편 9시 땡! 치자마자 돌아왔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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