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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소월 Nov 20. 2020

폴리아모리도 질투를 하나요?

폴리아모리 용어: 컨퍼션(compersion)

폴리아모리도 질투를 한다!


당연하지. 왜냐하면 태어나자마자 폴리아모리인 사람은 없으니까. 그런 성향의 사람도 있겠지만, 모노가미(일부일처제)인 세계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무런 노력 없이 폴리아모리가 되기는 어렵다. 그들도 연애 또는 결혼 관계에서 이상함을 느끼고 하나씩 정상 연애 각본을 해체하면서 폴리 가미 세계로 들어가는 노력을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처음부터 폴리아모리인 사람이 어디 있을까. 정상 연애 각본과 만들어진 감정인 '질투'를 해체하기 위해서 많은 도움을 준 폴리아모리 용어가 있다. 바로 컨퍼션(compersion)이다.


컨퍼션이란?


다자연애를 이해하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단어로써,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연인, 남편, 혹은 아내와 같이)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는 것을 보며 진심으로 행복해하고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질투의 반대어로 쓰이기도 한다.


=컨퍼션이란 즉, 나의 애인이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하는 감정이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거기서 기뻐할 사람은 한 명도 없지 어느 미친 사람이 자신의 애인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데 기뻐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가.



사랑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사랑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내가 엄마에게 사랑하는 감정을 갖는다고 해서 반대로 아빠에 대한 사랑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연결되어 있는 관계라면 엄마에 대한 사랑의 증가가 아빠에 대한 사랑의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내 애인이 다른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해서 나에 대한 사랑이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른 애인이 생기는 순간 시간과 돈의 제약을 받는다. 내 시간과 돈은 한정되어 있고 애인이 두 명이라면 그에 따른 배분이 일어난다. 거기서 오는 변동은 충분히 여러 파트너와 대화 후에 협상하길 바란다. (너무 무책임한가) 그러나 친구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내 친한 친구가 새로운 모임에 나가고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면 당연히 나를 만나는 시간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 친한 친구가 나만을 바라봐주거나 나랑만 놀아주길 바란다면 그 관계는 건강하지 않은 모습이 될 확률이 높다. 애인 사이도 마찬가지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독점 연애관이 불편한 사람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컴퍼션

애인이 친구와 너무나 재미난 영화를 보고 왔을 때, 애인이 친구와 너무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왔을 때, 애인이 친구와 너무 재밌는 여행을 하고 왔을 때, 우리는 행복하다. (여기에서 행복하지 않고 질투하거나 억압하는 사람은 데이트 폭력의 기조가 있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그런데 반대로 애인이 다른 사람을 만나서 데이트를 하거나 사랑했을 때 우리는 왜 행복할 수 없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컴퍼션의 목적이다.


애인이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하고 왔을 때, 손을 잡고 어깨에 기대고 사랑한다 말하고 키스를 하고 왔다면 (또는 섹스를 하고 왔다면), 그래서 애인에게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고 한다면, 우리는 왜 거기서 행복할 수 없을까. 단지 스킨십을 했기 때문에? 만진다고 닳는 것은 아니다. 스킨십의 기본 베이스는 교감이니까, 애인은 더 잘 교감을 하고 왔을 것이다. 마치 친구와 재밌게 시간을 보내고 오는 것 역시 교감의 한 종류이듯 말이다.


우정이 아닌 로맨스라서 그런 것인가?


로맨스는, 연인 간의 사랑은, 단 둘이서만 해야 하니까. 그래서 결국 다시 여기로 돌아오게 된다. "로맨스는 단 둘이 해야 한다", 라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명제를 벗어날 수가 없으니. 그러나 "두 명이서 하는 로맨스가 완벽한 사랑이다", 라는 명제 역시 만들어진 문화적 산물이다. 인류사에서 일부일처제가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일부일처제가 아닌 곳도 많다. (물론 대체로 일부다처제이지만,)



영화 HER에서 인공지능은 “마음은 가득 채워지는 상자와 같지 않습니다. 마음은 사랑할수록 더욱 커집니다.”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사랑은 파이 싸움이 아니다. 한 명 이상의 사랑은 점점 커지는 파이다.


논리가 빈약하고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아직 나의 생각 정리가 되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점점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나오기까지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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