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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작가 Apr 28. 2020

저희 잘못 아니죠, 그쵸?

마케팅 대행 에피소드


 회의 중간에 K 광고주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날따라 유독, 왠지 안 받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팀원들에게 사정을 말하고 중간에 회의실을 나와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네, 안녕하세요. 그게.. 저작권 어떤 곳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네..?"


>>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갑자기 웬 저작권? 내가 콘텐츠 잘못 사용했나 빠른 속도로 되돌아봤다.


"무슨 불법 사이트에 저희 광고가 실렸대요. 그런 데 광고하지 말라고 연락이 와서요."

"불법 사이트요?!"


>> 불법이라는 단어만 유독 잘 들려서 더욱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동공 지진이 느껴졌다.


"네네, 거기는 구글 애드센스 어쩌고 아닌가 싶어서요...(점점 위축되는 목소리)"

"아~ 거기 홈페이지에 우리 광고가 보였다고요?"

"네, 맞아요.."


>> 상황 파악을 하고, 스스로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음에 안심했다.


"현재 구글 리타겟 배너가 송출되고 있는데, 광고 지면의 경우에는 홈페이지 관리자가 구글애드센스를 설치했기 때문에 지면이 자동으로 열린 거예요."

"맞죠!? 우리 잘못 아니죠!? ㅠㅠㅠ" (억울한 목소리)

"네네, 저희는 광고를 송출하고 구글이 지면 열린 곳에 내보내는 거예요~"


>> 급속도로 심장이 안정을 되찾았다.


"아, 어쩐지. 저작권 어떤 협회에서 협조하라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게재 지면까진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서요."


"혹시 특정 지면에 광고 내보내지 않도록 하는 게 있을까요?"

"저도 이런 적이 처음이라 한 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불법이라고 했던 그 사이트 명 좀 알 수 있을까요?"

"거기 이름이 ...."


 전화를 내려놓고 문제의 사이트를 검색했다. 아마 불법으로 애니메이션이 스트리밍 된 곳으로 보였다. 때마침 어떤 광고가 송출되고 있었다. 특정 지면에 게재를 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팀원이 구원의 손길을 건넸다. 임시방편으로 확인되지 않는 사이트에 게재하지 않도록 체크 설정해두었지만, 과연 효용성이 있을진 지켜봐야 하겠다.


다소 황당했던 이 에피소드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갱작가의 말 : 나 같은 쫄보에게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은 되도록 피하고 싶다. 기다란 문장 중 유독 '불법'이라는 강한 단어만 귀에 들어오던지! 통화 3분이 마치 30분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마케팅에 변수가 많다는 말이 이럴 때도 적용되는 것인가 새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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