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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연섭 Jan 13. 2024

묵호 '창난 볶음 요리'를 아세요?

5. 한정숙 구술사, 눈물의 묵호항

기록일지, 눈물의 묵호항••• 한정숙 편

기록일지, 눈물의 묵호항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지원하고 동해문화원이 공모사업으로 추진한 2023 디지털 생활사 아카이빙 사업 사업이다. 산업유산 묵호항을 배경으로 확정하고, 묵호 사람 구술자 20명과 기록가 10명이 참여해 일궈낸 성과다. 국내 정상급 구술사, 아카이브 마스터 정혜경(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 대표), 김선정(한국학중앙연구원 자료 정보실장) 컨설턴트의 인문학 교육 클래스를 마치고 기록한 구술사 대장정이다. 구술에 참여한 기록가가 작성한 소감을 각색하고 기록해 둔다.네번째 구술자는 묵호의 한정숙씨로 기록은 곽영경 기록가가 담당했다.


구술자 한정숙

구술자 한정숙

1959년생으로 충청남도 부여에서 태어나서 중매결혼 후 포항에서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때 식당 일을 시작하셨다. 교통사고로 식당 일을 그만두고 남편 퇴직 후 동해로 이사 왔다. 동해에서 시누이가 운영하던 명태 덕장서 함께 일하면서 덕장 일하는 사람들 기억과 추억이 깊다. 30여 년간 매번 겨울에 일하러 오는 아저씨와 여러 삼촌들, 전국 거래처 간에 지역 특산물을 서로 선물하고 주고받는 돈독한 친분 관계가 덕장 일을 그만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마을에서 만든 ‘창난 볶음 요리법’이라는 음식에 관한 책으로 명태요리를 소개하기도 했다. 창난은 명태의 창자를 말해요. 내장이라서 그런지 곱창처럼 쫄깃쫄깃한 식감이에요. 비린맛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걸로 볶음밥을 하면 그 비린맛이 그대로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좀 되더라고요 그런데 소문이 넘쳐 문의가 장난 아니었어요. 더위에 입맛 없던 분들 또는 혼자 점심 드실 때~감칠맛 넘치는 창난젓 볶음은 짭조름하면서 고소한 참기름 맛이 일품이에요. 게다가 불에 한번 젓갈을 볶으면  젓갈이 더욱더 쫀득하고요 5분 만에 후다닥 해 먹을 수 있고 요리 재료도 아주 간단합니다. 점점 오징어, 명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덕장 일을 관두시고, 현재 동해 묵호동 통장을 맡아서 어르신들 잔치 축제, 김장 담그기, 등 지역 봉사활동으로 바쁘게 지내고 계신다.    

어획량 줄며 명태 덕장 일 접고, 봉사활동으로 보람찬 하루하루!

중매결혼 후 포항에서 아이를 키우고 돌보다가, 식당 일로 새벽시장에 장 보러 다니면서 남편의 도움으로 자식들을 키워왔다. 맛의 자부심으로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요리 비법도 있으나 교통사고로 식당일을 관두게 되었다. 남편 퇴직 후 동해로 이사 왔다. 덕장 일을 하던 시누를 도와서 덕장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명태 작업은 저녁에 주로 하며, 날씨와 온도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할복 작업을 위해 냉동된 얼음 녹인 후에 덕장에 널고 말려서 냉동 창고에 보관하며 1년 동안 판매한다. 요즘 동해는 명태가 잘 나오지 않는다. 명란, 창난, 곤지 각각 따로 모으고 먹기도 하고 판매도 했다. 명태와 황태의 차이점이 있고, 특징과 맛의 차이가 있다. 일꾼들 숙식 제공해 주는데 밤새워 일할 때 식사와 참으로 하루에 다섯 번 정도 먹는다. 일꾼들과 고용주와 좋은 관계 유지하여야 다음 해에도 일하러 와야만 했다.

구술자와 기록가의 영상기록 갭쳐

30년 동안 계속 일하러 오신 분도 있으며, 삼촌이 일하는 다른 사람들 데리고 같이 오는 경우도 있다. 일없을 때 시간 보내는 다양한 방법으로 노름, 술, 여자도 있지만 일을 할 때는 중요하게 잘 지킨다.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겨울 일자리 제공하는 거라 농사 일꾼들과 그들의 꾸준한 방문이 이뤄진다. 겨울에 많이 해야 3개월 일을 하고 덕장 일은 노력한 만큼 벌어서 가지만, 흥청망청하면 못 벌어 간다. 아침에 술국. 북엇국 다양한 요리 제공하며, 선생님이 소개한 창난 볶음 요리 설명도 있다.  폭설로 덕장에 있는 생선의 손상으로 결국에는 작업한 생선을 사료공장으로 판매하거나 폐기 처분해서 손해를 크게 봤다. 거래처 사정으로 돈 못 받은 경우도 있지만,  지금도 쌀을 보내주는 좋은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거래처도 있다. 명태 작업 시간과 인력 부족해서 다양한 나라 출신들의 외국인 노동자가 와서 일하기도 했다. 동해는 ‘언바람 묵호태’ 브랜드로 판매하고, 비시즌에는 명태포 만드는 작업을 하며, 명태 부속물까지 버리는 게 없다. 덕장 일을 관둔 지금은 묵호 통장 하면서 코로나 방역일, 강풍과 산불로 소방관들과 함께 고생하였으며, 피해조사 및 실태조사 하고 방송국 인터뷰까지 하고 상도 받으셨다. 구술자는 요즘도 봉사를 일상 같이 바쁘게 지내고 계신다.   

  

• 기록가_곽영경

가록가_곽영경

강원특별자치도 인구소멸 및 지역발전과 협업에 관심을 가지고 발한동 로컬 매거진 ‘바라던 바란’ 에디터로 활동하였고,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한·일 로컬 크리에이터 콘퍼런스에 참여하였다. 독서교육 및 활동으로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상 수상 및 ‘패턴으로 재미있게 서평 글쓰기 책’을 출간한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구술자분들의 삶을 존중하게 되면서 지역 아동 및 어르신들을 위한 지역 문화 콘텐츠인 ‘망상해뜰책뜰’ 바닷가 작은 도서관 서포터스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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