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비스트”
기록으로 기억을 생성해내는 존재

문과가 미래다!

by 웅숭깊은 라쌤

<<근미래를 선도할 '문과'의 직업세계>>

“아키비스트”, 기록으로 기억을 생성해내는 존재



기록의 중요성 (1) 정보 부존재不存在


국회의원들이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그런데 우린 시간이 지나면, 이를 알 길이 없습니다.

그들은 모든 정보를 기록하진 않기 때문이죠.


국회사무처에 의하면

지난 20대 국회에서 국회전자문서시스템에 등록된 의원실 문서가

고작 6,441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마저도 대부분 휴가 결제나 예산 집행 승인과 같은

아주 단순한 내용에 불과했죠.

종이 문서의 경우 따로 보존 기준이 없어 당시 의원실에선 대다수 문서를

‘잘 파쇄’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역대 대통령들이 남긴 문건은 3,000만 건이 넘는데 말이죠!


이게 의미하는 게 뭘까요?

국민들은

국회의원이 하나의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 거치는 일련의 과정들을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결과만 알 뿐이죠.

그들이 누구를 만나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정활동을 펼치는지

도통! 알 길이 없습니다.

국회의원 활동에 관련한 정보는 ‘부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기록의 중요성 (2) 독도


오랜 기간 일본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죠.

그런데 우기기만 할 뿐, 실제로 독도는 여전히 우리 땅입니다.

우린 어떻게 일본의 억지 주장을 반박할 수 있었을까요?

일본의 여러 주장 중 하나는

“한국이 예부터 독도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근거는 없다”란 것인데,

대한민국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독도를 인식하고 관리했었는지에 대해

수많은 문헌과 고지도가 증명해주었습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우산(독도)과 무릉(울릉도) 두 섬이 현의 정동쪽 바다에 있다. 두 섬이 멀지 않고…”

와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세종실록지리지.png 세종실록지리지. 독도사랑 블로그.

동국문헌비고에는

“울릉, 우산(독도)이 모두 우산국 땅인데 우산도는 왜가 말하는 소위 송도(독도)이다”

라는 구절을 살펴볼 수 있죠.

동국문헌비고(독도사랑 블로그 캡쳐).png 동국문헌비고. 독도사랑 블로그.


이 밖에도 수많은 기록이

독도가 오래전부터 우리 땅으로 인식되었음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현재의 ‘별것 아닌 듯한’ 기록이

수백 년이 지난 후 국가 간 분쟁에서 결정적 증거로 활용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기록과 기록문화를, 절대 하찮은 것으로 여기면 안 된단 말이죠.



아키비스트란?


‘아카이브’는 ‘기록물 보관소’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키비스트’는 ‘기록물관리사’라고 할 수 있겠죠?

기록이 처음 만들어질 때 그 생산 과정에 참여하고,

생산된 뒤에는 잘 관리하여 추후 그 기록이 활용될 수 있게 하는,

이와 관련한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존재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기록물 관리사가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기록관리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 이상을 취득하거나

둘째, 기록물관리 전문요원 시험에 합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기록관리학 학사학위 취득,

역사학 또는 문헌정보학 학사학위 이상 취득 등의 자격요건도 있습니다.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극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직업이라 할 수 있겠죠?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기록물관리전문요원 시험안내.png 행정안전부 기록물관리전문요원 시험안내


사실 우리나라는 공공기록물 관리법이 1999년에 제정되어 도입 자체가 늦었기에,

아직 이 직업에 대해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 역시도 처음엔 ‘이런 직업이 있어?’란 생각을 가졌었고,

또 저의 성향에는 맞지 않은 직업이라 여겼었는데

실제 아키비스트로 활동하는 분들께서는 그 업무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하십니다.

기록, 역사, 자료분류 등

자기 적성에 맞는 분야라면 이보다 좋을 수 없다는 의미겠죠!

그리고 무엇보다!


디지털 시대에는 아키비스트의 역할이 더욱 방대해질 수 있습니다.



아키비스트의 미래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1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 역사를 온전히 보존하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습니다.

그래서 조그마한 박물관도 설립할 수 있었죠.


학교뿐이겠습니까?

우리나라엔 수많은 공공기관이 존재합니다.

국가기록원, 서울기록원, 특허청, 국방부 등

모든 공공기관엔 아키비스트가 반드시 있어야 하죠.

게다가 종교, 예술, 방송 등의 분야에선

아키비스트의 역할이 필수적이기도 하고요.


현재 아키비스트들이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과거의 기록물과 현재의 기록물이

그 형태에 있어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란 것이죠.

디지털 정보는 쌓여가는 속도가 아날로그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글과 사진에 머물던 기록물의 범주가 영상매체로 확장된 것은 물론

새로운 미디어의 발달은 이를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이에 기록물의 범위가 매우 넓어질 것이고,

세부 종류도 점점 더 다양해질 수밖에 없겠죠?

근미래 사회에선, 아키비스트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예술이면 예술, 정치면 정치에 특화된 전문 아키비스트가 필요하기에

실제로 여러 국립 및 사설 기관에서는

아키비스트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민간 아카이브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도 계속하여 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직업의 전망을 예측하는 기관에서도

기록물관리사, 즉 아키비스트의 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죠.

미디어 아키비스트 교육생 모집. 아산시 공식 블로그.png 미디어 아키비스트 교육생 모집. 아산시 공식블로그.



기록으로 기억을 생성해내는 존재, 아키비스트


미국 아키비스트 협회Society of American Archivists는

1936년에 발족되었습니다.

이후 아키비스트의 전문성 향상과 기록관련 기준안 마련을 위한 세미나 개최 등

관련 분야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미국 아카이브 협회.png 미국 아키비스트 협회.


우리나라는 이에 비하면 아직 그 발전속도가 더디다고 할 수 있겠으나,

기록의 중요성은 점차 증대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기록은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할 것이고,

공공기관이나 문화·예술 분야를 넘어

이제는 한 개인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시대도 올 수 있습니다.

아키비스트의 역할이 더욱 증대될 수 있겠죠.


우리 개개인의 기록이 어떻게 남겨지게 될까요?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를 어떤 인물로 기억하게 될까요?


아키비스트들은 우릴 ‘좀 더 나은 인간’,

‘좀 더 나은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인간’으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그래서,

아키비스트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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