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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ttle Blossom Nov 20. 2024

북페어에서 만난 사람들 (2)

애틋하고 소중한 마음들,  감사합니다.

따스한 봄날 같은 사람들

 나를 향한 상대방의 진심이 전해지는 놀라운 순간들을 경험하게 될 때면 나의 세상은 따뜻함으로 가득해진다. ‘나’라는 사람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해 주고 사랑해 주는 존재들이 있다. 따뜻한 꽃바람이 부는 봄날처럼 꽁꽁 얼어있던 마음을 녹여내는 사람들이 여전히 내 옆에 존재한다. 나와 여러 계절을 같이 하는 고마운 사람들이 ‘나’를 응원해 주기 위해서 하나둘 모였다.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어쩐지 용기가 나지 않아서 책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주변 지인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책의 출간일이 확정되고 나서야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있잖아, 곧 내가 쓴 책이 나와.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대한 여행에세이집이야.’     


 사람들의 반응은 흥미로웠다. 오랫동안 음악 교육을 하고 있던 내가 갑자기 책을 썼다고 하니 다들 한결같이 놀란 반응이었다. 하긴, 나도 내가 책을 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으니까. 그런 놀란 반응들이 공감되었다. 나를 오래 봐온 사람들은 ‘잘했어. 멋지다.’라며 손뼉을 쳐주었다. 그들의 눈 속에는 사랑이 담겨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한가득 담겨 활짝 웃음 짓고 있었다. 나의 여정과 새로운 도전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책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해외에서 살았던 경험을 통해서 무슨 이야기들을 녹여냈는지, 어떻게 글을 쓰고 책을 만들게 되었는지, 책을 출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의 질문들이 나에게 쏟아졌다. 사람들의 초롱초롱한 관심들이 너무 감사해서 천천히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뜨거운 나의 여름은 이제 시작이었다.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찾아왔다.

 서울국제도서전이 한껏 달아오르는 중이다.      


‘우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새롭다.’     


 15만 명이 방문한 2024 서울국제도서전.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로 꽉 찬 행사장을 보니 신이 났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꽉 찬 현장에서 내 책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것이 감사하다. 새로운 시즌이다.

 줄이 길게 늘어선 입장 부스를 지나, 디디북스 X 리틀블라썸 부스에 도착하면 북페어가 시작이 된다. 그때부터 점심을 먹을 새도 없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우리 부스를 방문해 주시는 사람들에게 <지금을 사는 여행>을 소개하기에 바쁜 시간을 보낸다. 사람들의 발걸음은 끝이 없다. 더욱 신이 나서 책을 소개한다. 떨리는 마음이 앞서 책 소개하는 것에 영 서툴렀던 나는 출판사 대표님이 하는 워딩과 손동작, 사람들을 향하는 눈빛을 유심히 관찰한다. 한 명 한 명의 독자분들에게 진심을 쏟아낸다. 진심이 통한 사람들은 책을 손에 소중히 담아내며 구매를 원한다. 그런 모습에 나도 힘입어 신간 <지금을 사는 여행>을 세상에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들을 따라 나의 시선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시선이 맞닿으면 어김없이 사람들의 손에는 <지금을 사는 여행>이 들려있다.

에세이에 관심이 있거나, 여행에 대한 갈망이 있는 사람들, 호주에 대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K-장녀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들, 신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출판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나의 소중한 책. 다양한 사람들이 그 순간에 함께 한다.      


사랑 가득한 내 사람들, 고맙습니다.

 이때의 나는 처음 ‘작가’로 시작하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사람들을 초대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지인들 누구에게도 구경하러 와달라는 이야기도 전하지 못한 채, 흘러가는 상황에 적응하느라 바빴고, 처음 경험하는 북페어를 마주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많은 사람들 속에 익숙한 음성으로 나를 부르는 인기척이 들려 주위를 보면, 초보 작가를 응원하러 온 나의 사람들이 봄날의 따뜻함으로 그곳에 있었다. 눈물이 핑 도는 것을 애써 감춰본다.      


‘우와! 뭐야? 어떻게 왔어?’    

 

‘울 작가님 축하하러 왔지요.’     


 그들의 모습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그 존재 자체가 사랑이었다. 정신없어 초대하는 것도 깜빡한 나를 위해서 인스타 소식을 캡처해 달려왔다는 사람들.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들.

내가 아는 그들은 최소 1시간 거리, 그 이상의 거리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바쁜 시간을 나에게 써준 사람들이 고마웠다. 재정과 시간을 들이고 그 이상의 마음을 내게 쏟아내는 사람들이 고마웠다. 교회 목사님들, 교회 동생들, 아기를 데리고 2시간 대기를 했다는 친한 동생들, 호주에서 만난 지인들, 직장 동료들, 오래된 지인들이 찾아와 주었다. 미처 확인하지 못한 인스타 DM과 핸드폰에도 사람들의 축하와 응원과 기도가 담겨 있었다.     

 사랑으로 다가온 그들에게 나도 사랑으로, 감사로 다가가고 싶다. 정말 잘 살아내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북페어를 통해서 나는 사람들을 본다. 애정 가득한 시선이 닿는 곳에 각자의 마음에 담긴 따뜻한 진심을 전달하는 사람들. 그 사랑을 전하는 자들의 모습을 보고 배운다. 어쩌면 내가 글을 쓰고, 책을 내고, 북페어를 경험하는 이유가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전달되는 사랑을 배우기 위함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나의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달하는 전달자가 되리라.  


나에게 사랑을 전해준 사람들에게 진심을 가득 담아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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