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사람들
쫄지마! 이제 시작이야.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날. 드디어 서울국제도서전 첫날이다.
책을 내는 것부터 북페어까지 처음 경험하고 있는 것이 많아 정신없이 상반기를 보내고 있었던 나에게 북페어 첫날 아침은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집에서 짐을 챙겨서 행사장으로 가는 내내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다.
‘나 잘할 수 있겠지?'
'책 소개를 전달력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내 책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있겠지?’
'경험하지 않은 북페어'라는 문장이 나를 더 긴장하게 만든다. 그래도 경험 많은 출판사와 함께이기에 재미있게 하자라고 마음을 정했다.
다채로운 색깔들이 돋보이는 독립출판 부스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서 오픈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행사장에는 긴장되었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종이 냄새와 책 냄새가 났다. 사람들의 눈에 띄기 위해서 각자의 부스를 정성스럽게 꾸미고 있는 많은 작가님들이 보였다. 어찌 보면 정말 많은 부스가 한데 모여 경쟁이라면 경쟁을 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오랜 시간 공들여서 만든 창작물에 대한 진심을 쏟아내는 시간으로 보였다.
‘어떤 기획과 스토리가 있을까? 다들 어떤 마음으로 책을 쓰셨을까?’
디디북스 X 리틀블라썸 부스에서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며 독립출판 부스들을 구경하고 있는 나의 손을 이끄는 출판사 대표님.
‘인사를 하러 가볼까요? 작가님들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은근히 낯가리고 있었던 나에게 그 말이 어찌나 고맙게 다가오던지.
‘안녕하세요. 디디북스에서 함께하게 된 리틀블라썸입니다. <지금을 사는 여행>의 책이 이번에 출간이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명함 하나 없는 시작이었지만, 여러 명의 작가님들과 눈을 마주치며 다정한 인사들을 나누었다. 모두 출판사 대표님의 인맥이었다. 모두가 새내기인 나를 따뜻하게 환영해 주셨다.
‘독립출판의 세계에 발 들이신 것 축하드립니다.’
‘파이팅 하세요.’
따뜻한 환대에 긴장된 마음이 스르륵 녹아내린다. 새로 출간한 내 책에도 관심 가져주시고 여러 질문을 해주신 작가님들, 장시간 있어야 하는 페어 동안 당 떨어지지 말라고 간식도 한 아름 안겨주시는 정 많은 작가님들과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여러 작가님들과 인사를 나눈 후 부스에 돌아와서 새삼 놀란 마음을 잘 정리하고 있었는데, 조금 전에 인사 나눈 작가님이 부스를 찾아오셨다.
‘리틀블라썸 작가님, <지금을 사는 여행> 한 권 사려고요. 저 한 권 결제해 주세요. 그리고 작가님, 사인도 해주세요.’
사인해 주세요라는 말에 얼굴이 화르륵 빨개진다. 내가 뭐라고 사인까지 해달라고 하실까? 그렇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열심히 연습한 사인을 정성스레 해본다. 나의 진심이 전해지길 바라며.
'구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하게 첫 판매가 이루어졌다. 첫 개시를 열어주신 작가님께 너무 감사했다. 나랑 이제 막 처음으로 만나서 인사를 나눈 사이였는데, 책을 사주신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책을 구매해 주시면서 나의 책 설명에 귀 기울여 경청해 주셨던 작가님.
‘감사해요. 덕분에 기분 좋은 첫출발을 합니다.’
그 뒤로도 많은 작가님들이 나와 디디북스를 응원하러 오셨다. 그렇게 이 시간을 통해 한 명 한 명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첫 시작이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