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맛본 안작 쿠키

<일주 일기>이면서 <1주 일기>이기도 합니다.

by 지수



20.

처음 맛본 안작 쿠키




잠깐 쉬어가는 마트 앞에서




링컨스 락 투어를 끝내고 잠깐 들른 동네다. 잠깐 들렀기 때문에 동네 이름은 기억이 안 난다. 이곳으로 오는 길에 가이드님은 호주에 왔다면 안작 쿠키(Anzac biscuit)를 한 번쯤은 먹어보고 가야 한다고 말한다.


"점점 찾아보기가 어려운 쿠키이기에 마트에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있다면 한 번 드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호주에서 17년째 거주 중이라는 가이드님의 말에 왠지 신뢰가 간다. 이번 시간의 목표는 하나다. 이 마트에서 안작 쿠키를 찾아내는 것.




Anzac biscuit



쿠키 찾아 삼만리




마트의 과자 코너를 아무리 돌아도 안작 쿠키는 못 찾겠다. 점점 생산이 줄어드는 과자라더니 그 말이 실감이 난다. 이러니까 더 먹고 싶어서 안달 난다.

직원으로 보이는 분들에게 다가가 안작 쿠키의 행방에 대해 물었다. 하얀 파마머리를 한 어르신은 처음에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시더니 이내 눈이 동그래져서 묻는다.


“Oh, anzac biscuit? Follow me”




찾았다. 내 과자.




어미새를 쫓듯 종종걸음으로 어르신을 따라갔다. 정확하게 적혀있다. 「Anzac biscuit」.

고맙다는 말을 연신 하며 과자 두 봉지를 품에 안았다. 제한시간 내에 쿠키를 찾았다는 안도감과 이 과자를 먹고 떠날 수 있다는 행복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황토색의 쿠키. 쿠키 곳곳에는 코코넛처럼 보이는 무언가 들이 송송 박혀있다.


‘흠, 맛있군. 따뜻한 블랙 커피 한 입 마시고 싶다.’



ANZAC biscuit




안작 쿠키는 시드니의 안작 브리지(Anzac Bridge)와도 관련이 있는 쿠키다. 제1차 세계 대전에서 복무한 호주와 뉴질랜드 군단(Austrailia and New Zealand Army Corps, ANZACs)의 군인들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와도 같은 다리다. 전쟁 당시 병사들에게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쿠키였기에 안작 쿠키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오트밀, 디저트 코코넛, 밀가루, 설탕, 버터 등을 이용해서 만든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기념일 중 하나인 ANZAC 데이(4월 25일)에 특히나 많이 만들어 먹는다.




매력적인 가게로 넘쳐나는 이름 모를 동네




쿠키를 먹으며 짧디 짧은 남은 시간 동안 동네 산책을 했다. 한 5분 정도 되려나. 아기자기한 카페와 샵이 많은데 문을 연 곳이 대형마트 한 곳뿐이라니. 가게 외관들이 하나같이 매력 있다. 샅샅들이 방문해보고 싶은 마음을 접은 채 이 시간을 만끽하는 중이다.




큰 새다.




혼자 온 나를 위해 링컨스 락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던 두 친구에게 쿠키를 건넸다. 이때 주변에는 무섭게 생긴 눈알을 가진 앵무새 비슷한 새들이 있었는데, 과자 냄새를 맡고 떼로 밀려온다. 호주의 새들은 뭔가 무섭다. 한국에서는 비둘기가 제일 세 보였는데 이곳에서는 비둘기가 연약해 보인다. 적극적으로 음식을 뺏어 먹는 다른 새들과는 달리 비둘기들은 소심하게 다가와 조그만 부리로 떨어진 조각들을 먹는다.




실제로는 10마리 이상의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쳐다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싫은건 아닌데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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