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u Dhabi

아부다비 그림이야기_17

by 흰 토끼 네 마리
모스크와 교통안내문

유독 교통법규가 엄하고, 안내가 많은 이곳.

주차지역도 엄격하게 정해져 있고, 대신 주차비가 1시간에 2AED(600원 정도)으로 저렴한 편이다. 단, 시간 넘어가면 벌금으로 부과되니… 주차기계나 문자로 미리미리 요금을 잘 내야 한다.

처음엔 어디가 주차하는 곳이고, 어디가 무료인지 몰라 그냥 주차비를 안 낸 적도 있고. 주차비용 청구 기계에서 주차비 내고 영수증 뽑아오는 데 주차요원을 만난 적도 있다. 모를 때는 무심히 하고 지나쳤는데, 알고 나니 저절로 조심하게 된다. 600원 안 내고, 몇십만 원 벌금 낼 순 없으니.


해외살이가 그렇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아니, 아는 게 별로 없다. 나보다 먼저 살아본 사람에게 물어보고, 벌금 받으면 “왜?”하면서 이유를 찾아 알게 되고. 모르면 마음은 편하다. 벌금이란 뒤통수가 있지만. 그렇게 어제 모르던 것을 오늘 알게 되고. 알게 돼서 초조해지기도 하고. 알게 돼서 조심해지기도 하고. 하루하루 마음이 달라진다.

조금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나의 성격 같다. ‘이건 잘될까?, 이건 해도 될까?’ 사실 전화나 누가 고지해 주지 않음 알 수 없기에 내 의지로 되는 것이 별로 없어 답답하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걱정해서 될 일도 없어 보인다. 한 가지 알고 한 걸음 하고, 하루 보내고.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 이제 이곳도 가을인지 감기 환자도 많아지고, 33도 날씨에도 춥기도 하다. 참 신기한 이곳 날씨.


아침 출근길은 늘 8시 전이다. 아이도 등교하는 시간, 노란 스쿨버스들이 분주하게 지나가고, 차들도 한적한 여기 분위기에 비해 많아지는 시간.

물을 뿌려주는 도심

10월에 접어들면서 여전히 30도를 넘는 날씨이지만, 여기도 가을이다. 선선하게 느껴지는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불어온다. 그래서인지 아침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길가에 많이 보인다.

아침시간은 여기에 스프링클러에서 잔디들에게 키 작은 나무들에게 물을 뿌려주는 시간이다. 1년 내내 거의 비가 오지 않는 이곳에 식물들은 어떻게 사나 싶었는데, 낮 시간 전 스프링클러가 뿌려주는 물 덕분에 살고 있었다.


오늘 등굣길에도 길가에 스프링클러들이 물안개를 일으키고 그 사이로 사람들이 달린다. 아부다비의 가을이다.


*이 사막 한가운데, 비도 안 오는데 자라는 식물들 아래를 자세히 보니 수도관들이 다 깔려 있다. 이 물로 이 척박한 땅에 푸르름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해 주는구나. 비가 오지 않는 것도 낯설고, 식물이 자라는 것도 참 낯선 도시.


돌고 돌아가는 낯선 길.

아부다비 시내로 가려면 우리나라 말로 ‘로터리’, Roundabout이 참 많다. 3개의 차선에 생생 다니는 차들 사이로 진입하려면, 출근시간 때아닌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뒤에서 빵빵 재촉하기 전에, 잽싸게 끼어들어야 한다.

처음엔 달리는 차들 사이에 무섭기도 하고, 어느 타이밍인지 몰라 한 바퀴 돌기도 하고,. 우리나라 도시에선 신호등이 대신하는 도로체계. 차가 없을 땐 빠르지만, 차가 조금만 많아짐 신호등이 그립다.

돌고 돌아가는 길이다.

Roudabout

요즘 내가 그렇다. 기다리는 소식이 있어 아침엔 초조와 기대, 점심엔 불안과 기대, 저녁엔 포기와 걱정으로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roundabout에서 타이밍이 맞아 알맞게 출구로 나가기 전처럼 돌고 있다. 그리고 내일은 알맞은 출입구로 나갈 것이라 기대하며 하루를 마무리해본다. 인샬라~ 해외살이에 불안과 초조도 옵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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