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그림이야기 36
다른 나라에 산지 170여 일째.
제일 무엇이 그리울까.
적응하느라 정신없고, 새로운 것을 세팅하느라 정신없던 시기를 지나, 어느 정도 안정되고 이 나라에 살고 있구나를 느끼니, 한국이 그립다.
날씨가 그립다. 1년 내내 여름인 이곳. 가장 날씨 좋다는 지금 시기도 20도 넘고, 비는 5개월 간 본 적이 없다. 한국엔 한파에 눈이 온다는 데,… 추위도 눈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참 그립다. 그 찬 기운과 눈을 밟을 때의 서걱거리는 느낌.
그리고 다시 돌아 여름이 오면 그 촉촉하다 못해 축축한 여름 느낌과 어디선가 들려오던 무더위의 매미 소리도 참 그리워질 듯하다.
음식도 그립다. 외국 살이 제일 그리운 게 음식이라는데… 비교적 한국 음식이 많은 이곳도, 한국보다 비싸거나 그 느낌이 아니다. 쌀이 제일 그렇다. 날아다니는 외국쌀은 아니지만, 그 한국 쌀의 찰기만 할까. 쌀이 귀하다 보니, 떡도 죽도 귀하다. 팥죽도 생각나고 인절미도 생각나고.
딸아이는 친구가 보고 싶단다. 나도 사람이 그립다. 가족과 함께이지만,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여기 없으니까. 부모님도 보고 싶고, 친구도 보고 싶고, 아는 사람들과 편하게 수다 떨고 싶지만.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서도 못해 본 지 너무 오래…) 그래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최대한 꺼내지 않으려 한다.
다시 완성된 그림. 사막에 지은 도시이지만, 해변을 끼고 있는 아부다비. 12, 1월엔 낮엔 더운 여름이지만, 저녁 무렵부터는 선선한 바람이 자전거나 산책하기 좋은 곳이 된다.
언제 그렇게 더웠었나 싶게.
해변을 끼고 에미레이트 펠리스 호텔, 대통령궁, 마리나 몰 등이 자리 잡고 있는 corniche road.
코로나 시대 이곳이 한국이 아니구나 싶게 느껴지는 아랍어와 영어 간판. 늘 인상적이다.
아이가 개학 4주 차에 학교에 등교하였다. 14일마다 자연스레 해야 하는 pcr test를 마치고, al hosn green pass를 확인하고, 아이 pcr test 결과를 학교에 메일로 보내고.
코로나 시대의 등교는 2022년에도 이런 모습이다. 모두 건강한 그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며. 어느새 익숙해진 일상들.
이 길을 바람맞으며 걸으며 아부다비의 겨울을 다시 한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