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2022

아부다비 그림이야기 35

by 흰 토끼 네 마리

화려한 에미레이트 펠리스 호텔에서 이곳을 찾느라 같은 자리를 몇 바퀴 돌았다. 번쩍번쩍 금장식이 가득한 그곳. 저 ‘female’이 내 눈엔 family로 보여서…


‘이 나라에서 family 화장실이라니…’

여자 화장실 앞 차도르(chador) 그림이 인상적이다. 눈만 빼고 전신을 가리는 아랍 여성의 모습이 화장실 안내판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히잡(hijab)이라는 얼굴은 보이지만, 머리와 목만 가리는 두건과 달리, 얼굴에서 눈만 빼고 다 가리는 니캅(niqab)이라는 얼굴 가리개

전신과 눈까지 가리는 부르카(burka).

그나마 UAE에서는 아바야(Abaya)라는 히잡과 몸을 가리는 가운이 붙은 평상복을 많이 입는다. 그래서 얼굴은 보이지만, 코로나로 절묘하게 검은 마스크와 어울리는 옷이다.


이것에 처음 와서 외국인이 아닌 이상 여자들이 입는 검은 옷은 다 비슷해 보였다. 점점 그 풍경이 익숙해지니, 전신은 다 가리는 기본에, 얼굴을 얼마나 가렸는지 차이가 보이고, 검은 전통 의상의 화려한 각각의 장식과 검은 옷 사이로 보이는 화려한 옷과 구두, 가방이 보이기 시작했다.

얼마나 불편할까 싶다가도… 태어나면서부터 익숙하니 그녀들에겐 불편하지 않을 수도… 햇볕이 강한 나라에선 그 빛도 가려주는 역할도 할 것이고…

정말 다르다고 느껴지는 포인트다. 여성은 검정, 남성은 흰색옷을 입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장면들이 여기가 중동임을 알게 해 주니까 ^^


문득 얼굴 안 가리고 피부를 드러내고 다닐 수 있는 나라에 태어난 것이 감사하다.

지나가던 모스크를 보며

이 나라 사람들의 종교에 다시금 경의를 표한다. 여기는 비이슬람도 인정해주는 강요가 심하지 않은 아랍권 나라임에도, 곳곳의 모스크와 시간마다 바닥에 러그를 깔고 메카를 향해 절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이국적이다, 종교가 정말 대단하구나 싶었다.

요즘은 코로나 시대를 살다 보니, 예전부턴 위협과 불안을 겪어 온 이 나라 사람들의 위안이 아니였을가 싶다. 어느 순간 나도 기도를 하고 있는 걸 보면..

‘모두 건강하게 해 주세요. 안정되게 해 주세요.’ 등등

내 옆에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달을 보며 비는 소원이 ‘코로나 끝나게 해 주세요’이다.

코로나 시대가 아닐 때를 경험해 본 아이는 코로나 전 마스크 벗고 살던 시대가 그리운가 보다. 아이들 소원이라니…


마스크 안 쓴 사람들에게 쫓기는 꿈을 꾸고 일어난 아침. 나는 또 기도를 하게 된다. 좀 더 안정되고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


이제 모스크도 익숙해진 풍경이고, 그 마음도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할 것만 같다. 무언가에 대한 바람을 신에게 빌고 신에게 의지하게 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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