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그림이야기_24
사막 위에 세워진 이 도시에서 1시간 좀 넘게 달려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막이다. 아부다비 도심을 30분만 벗어나도 쭉 뻗은 길에 건물이 점점 사라지고 사막의 누런 모래길이 시작된다. 간간히 보이는 이정표 따라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래언덕, dune 지역엔 이 밤을 보낼 사람들의 캠핑이 시작된다. 작은 산처럼 보이는 dune 아래로 사람들이 모인다. 캠핑의자, 숯불, 장작, 전등, 먹을거리를 모두 싸들고 모인다. 정해진 캠핑존도 표시도 없다.
바람에 따라 dune이 달라지니 그날그날 알맞은 모래언덕 찾아 그날 사막 밤 이야기가 시작된다. 6시 전후 해가 지면 완전한 어둠이 밀려오고, 하늘엔 정말 뿌려놓은 듯한 별들이 쏟아진다. 고운 모래 위엔 장작이 타고 있다.
맨발로 모래에 발을 파묻으면 정말 따뜻하고 바람도 선선하다. 새벽엔 춥게도 느껴지니 1년에 4개월쯤 가능한 사막캠핑 시기다.
낙타들도 종종 지나가고, 사막 모래 위로 해가 진다. 누런 해은 그 붉은빛이 누런 모래 언덕과 하나가 된다.
오늘 우리가 머물고 간 자리는 내일이 되면 또 다른 모래에 묻히고 밀려와 온데간데없이 흔적이 사라질 것이다. 모래 폭풍이라도 오면 꼼짝없이 모래를 먹어야 하는 때도 있다지만. 나의 첫 사막캠핑은 다행히 모래폭풍은 오지 않았다.
조용하고 어둡고 빛이라곤 별빛이 다인 사막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도시에서 자라, 도시가 좋은 나에게도 ‘이래서 사막에 오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처음에 두려움과 설렘은 기대로 바꿔 더할 나위 없는 밤이 되었다.
해외살이는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
중동의 한가운데 이곳은, 6시 전후로 해가 뜨고 저녁 6시 전후로 해가 진다. 겨울이 오니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줄긴 했다.
그래도 참 다행인 것은, 날씨 걱정은 크게 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선 비 올까 봐 눈 올까 봐 너무 더울까 봐 미세먼지가 높은 날일까 봐하며 아침마다 저녁마다 확인하던 날씨 예보. 여기서는 크게 하지 않는다.
늘 햇빛 쨍쨍. 아이가 그림일기를 쓰다 “엄마~날씨는 매일 햇빛인데?”, “그치? 오늘은 햇빛 3개쯤으로 하자.”
요즘같이 내 마음이 우울할 때 날씨마저 흐렸으면 더욱 우울했을 것만 같다. ‘잘될 거야. 기다리면 될 거야’하면서도 그런 생각으로 내 마음이 잘 안 다잡아질 때가 있기에.
그래도 다행이고 고마운 것이, 여기는 늘 맑은 햇볕은 쨍쨍한 날씨이다.
오늘도 밖에서 커피 마시기 참 좋은 날씨다. 어느 정도 바람도 불고, 춥지도 덥지도 않고. (곧, 대낮에는 그게 어려울 수 있지만) 커피 한 모금, 지금 이 순간에 내 걱정도 잊어 본다. 인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