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불안이 너의 먹잇감이 되지않길(21)

내인생에서 내것은

by do Tory

주말동안 23년에 제작된 시리즈물 "이재,곧죽습니다" 라는 드라마를 봤다.

뭐 내용은 스포가 될수도 있으니 넘기고,

근간에 우울했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 잠이 늘고, 기력이 떨어지고, 의욕이 없어지고

감정도 안느껴지고 입맛도 없이

그렇게 사니까 사는날들이 켜켜이 쌓여 너무나 무거운 하루하루다.


딱히 어떤일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저 늘 그랬듯 불안이 왔고, 해결되지 않은채 넘어가는 시간이 우울로 다가왔을뿐이었다.


얼마전 인터넷에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은 자살이 아니라 질병사망이라는 글을 보았다.

그래..질병이 낫지 않으면 죽음이라는 결과값이 정해져 있지..질병사망이라는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동굴로동굴로 들어가던중 쇼츠로 자주뜨던 드라마중에 하나를 보고싶어 OTT를 켰다.


나는 원래 신과함께, 전우치, 이런류의 영화를 좋아한다. 윤회나, 환생 혹은 한국적인 환타지물

그렇게 보기시작한 첫화

주인공의 서사를 보아하니 왜 투신자살을 했는지 이해가 됐다.


그리고 그 죽음이라는 존재가 주인공에게 어떤 질문들을 하는데 나도 주인공과 같이 어리석어 마지막에서야 그 질문들의 의미를 깨닫고 알게 되었다.


내 인생이 과연 나의 것일까

나의 삶이 오롯이 나만의 것일까


그렇다면 내가 죽음으로써 그 누구도 영향받지 않아야 한다.

슬픔이건, 기쁨이건, 재산적 피해건, 정신적 피해건


나를 간절히 사랑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간간히 연락하며 생사여부를 알고 지내는 동복형제들이 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딸이 있고

이런 나를 그저 지켜봐주기만 하는 남편이 있고,

그리고 나를 이따금씩 생각해주는 지인들

물론 모두에게 영향이 클지 작을지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영향을 받는 사람이 있고, 나로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죽어서 끝날일이라고 생각하는것이 과연 옳은 생각인가.


나의 죽음은 나의 것인가

나의 삶은 나의 것인가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인가


이 모든것이 남의것 그러니까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누군가의 것이라면

이렇게 쉽게 버리고 쉽게 내던질수 있는것일까

온전히 나의 소유가 아니라면 내가 그렇게 판단할수 있는 자격이 있는것일까

그렇다면 내가 죽음을 먼저 만나러 가는것이 섣부르고 어리석으며 자격이 없는 일인데

그런일을 쉽게 판단해서는 안되는 일인것이구나


나는 너무나 쉽게 삶을 포기하고 싶고, 이런 내가 혐오스러워 미칠것같아 수천번 수만번 내일이 오지 않기를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그 선택은 내가 하는것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지 알고나니

섣불리 내가 생각할수 없는것이었다.


나는 쉽게 포기한다. 포기하고 싶지않고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불안해 하지만 포기도 빠르다.

그런데 문제는 포기한것에 대해 자책을 하고, 왜 그랬을까 끊임없이 나를 괴롭힉고 나를 검열한다.

얼마나 내가 부족했는지, 얼마나 내가 어리석었는지, 얼마나 내가 바보같았는지 그런것들을 하나하나

펼쳐보며 나를 검열하고, 나를 미워하고 혐오한다.


그러지 말라고 주변에서도 얘기하지만 내뜻대로 되지않는다.

사실 이번달 단약을 목표로 (개인적으로) 잡았다.

하지만 약이 없으면 의지로 이겨내야 하는데 내겐 아직 그런 회복탄력성이 없다.

이 지리멸렬한 싸움은 언제까지 지속되는 걸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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