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이하드>>에서 존 맥클레인이 보여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잃지 않았던 능청스러운 유머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강렬히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상처투성이 발로 유리조각을 밟으며 싸우는 상황에서도, 무장한 테러리스트와 마주하는 순간에도 자신만의 위트를 구사합니다. 당시 영화 속 남성들은 대개 가부장적이고 엄숙하며, 늘 심각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 익숙했습니다. 하지만 맥클레인은 유머를 무기로 삼아 이런 고정관념을 깨뜨렸습니다. 그는 강인함 속에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었고, 치열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기에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삶 속에서 우리는 존 맥클레인처럼 벼랑 끝에 몰린 순간을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상황은 숨 막히고, 감정은 불안정하며, 선택지는 제한적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런 순간에 우리는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요?
그런 순간에 표현하는 유머란 단순히 농담의 영역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이며, 한 발 물러서서 자신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힘입니다. 또한 절망적인 순간에도 희망의 틈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여유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유머는 인간의 가장 큰 무기일지도 모릅니다. 마음의 방패가 되어 현실의 무게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기 때문입니다.
삶은 끊임없이 예상 밖의 도전을 던지지만, 그 안에서 미소를 짓고, 웃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용기가 필요합니다. 물론 유머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어줍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강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