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말스런 여자 May 17. 2022

진달래 & 아카시아

      진달래 & 아카시아


어느 날쯤이었지

저무는 저녁 창문에 비친 

불그스름한 불빛처럼

온 산을 진달래 등불이 밝히던 때가


그새 또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벌써 떠날 날이 되었다고

온 산 창문마다 아카시아 꽃이

아침 살처럼 밝았단다


어둑어둑할 때 찾아든

지친 길손 같던 진달래꽃

환해진 아카시아꽃 같은

아침 햇살 받으며 떠날 수 있으리.



* 지난 토요일 오후 점심 지나 뒷산에 올랐다.  바람은 산들거리고 아카시아 향기는 절정을 지난 듯 꽃잎들이 떨어져 있다.


아, 난 무심코 아카시아 꽃잎을 밟다  내 코끝이 매워진다. 더위가 오기 전에 하얀 꽃을 피어  근동을 달콤한 향기로 채우며 는 봄 속에 피는 꽃.


아카시아 꽃은 향기를 발산해 벌 나비들에게 자신을 다 내어 맡긴다. 땅에  떨어져선 사람들의 발길에 짓이겨지면서까지  마지막 향기를 짜내있다


초목도 이리 살고 있구나 싶은 순간 옹졸한  모습에 코가 시큰해진다. 자연이나 사람이나 모두가 자신을 아낌없이 무언가에 내줘야 되는 것을.

작가의 이전글 봄날의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