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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말스런 여자 Jul 31. 2022

있으나 마나  한 것들


있으나 마나 한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노후 보금자리 아파트를 장만한 걸 풍문으로 들었소


거금 들여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리모델링도 했다고 그렇게 좋아했었지


타이밍이 맞았는지 집값이 금세 껑충 뛰었다고 그리 족해하는 모습도 봤지


하루만 병원에 입원해도 오히려 돈이 나와 노후 준비 끝이라는 즐거운 비명소리도 들렸었지


풋고추 끝에는 잔류 농약이 묻어 있을 수 있으니 그 부분은 먹지 말라는 온갖 정보도 돋보였건만


이젠 돈도 필요 없고 산속이라도, 5년만 더 살고 싶다는 한  여인의 절규가 세월가도 잊힐 리가요


있으나 마나 한 돈이 될 그날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었다





 있으나 마나 한 존재 1



나는 누굴까

외치면 메아리반응하고

질문지면 답도 보인다는데


나는 누굴까

오늘의 나는 어제의 아니고, 

내일의  지금 난 아니고 싶은


나는 누굴까

물귀신처럼 나를 물고 늘어지는 화상 있으나 마나 한 재였


엠병 할, 개도 안 물어갈 있으나 마나  존재감으로 잘도 살았겠다





있으나 마나 한  존재 2



있으나 마나 한 존재라는 말에는 별 볼 일 없고 가치가 없다는 씁쓸함이 입안 가득 차오른


잘못 쓴 원고지는 찢어 내기라도 하겠지만, 엑셀과 브레이크를 같이 밟아버린 듯한 웃픈 


 비겁했던 회피의 가면을  쓴 날차곡차곡 한 자리씩 꿰차고 들어앉아 


정녕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감으론 버티기 힘든 몸부림이었다고 항변이라도 하는 듯






있으나 마나 한 날들



밋밋한 하루가 저문


어제도 그런 날이었지


어제의 그 어제도


그 이전의 어제들도


오늘도 내일도 켜켜이 어제로 자리 잡을 날들


늘 그날이 그날인

있으나 마나 한 날들 같아도


그날이 그날은 아니고 싶다

널 향한 그리움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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