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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픈H Aug 18. 2020

슬픈H의 감성매매일지 (8월 18일)

미워도 다시 한번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 손해를 조금 메꿨다. 진단키트주로 말이다. 당분간 쳐다보지도 않을 예정이었지만, 그러기엔 주말 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너무 많았다. 주식판에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 오직 익절과 손절만 있을 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 언급되는 상황. 오늘 필시 하락장이다. 장 개시 전 원격교육주와 재택근무주, 진단키트주를 세팅했다. 다 오를 건 확실하다. 이중 옥석을 가리는 게 관건이다.

아니나 다를까. 재택근무 대장주 알서포트와 원격교육 대장주 YBM넷 모두 갭상으로 시작했다. 아쉽다. 지난 금요일 정신만 차리고 있었으면 미리 사놨을 만한 종목이다. 하지만 누굴 탓하겠나. 손절의 슬픔에 넋을 놓았던 내 잘못이다. 평소 같으면 용감하게 시초에 올라탔겠지만, 더 잃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손이 가지 않았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알서포트는 너무 멀리 가버렸다. YBM넷도 차트를 보니 들어가기 겁난다. 아, 이건 아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죽도 밥도 안된다. 마음을 다잡았다.

결국 씨젠을 샀다. 어제 해외에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봤다. 씨젠의 분자진단 기술이 필요한 때다. 또 씨젠은 장초부터 달리지 않는다. 경험상 점심시간부터 주가를 끌어올린다.

기대와 달리 점심에도 주가 변동이 없다. 슬슬 초조해진다. 누군가 수익실현을 할 때마다 분봉이 뚝뚝 떨어진다. 입술이 바짝바짝 마른다. 예전과 달리 물린 사람이 너무 많다. 언제 폭포수처럼 떨궈도 이상하지 않다. 그래도 버틴 건 바이오니아가 상한가를 쳤기 때문이다. 경고 딱지가 붙었는데도 잘만 오른다. 그렇다면 씨젠도 간다.

공포를 이겨낸 보람이 있었다. 2시 이후 어마어마한 슈팅이 나왔다. 순식간에 10% 수익률을 달성했다. 혹시 씨젠도 상한가? 살짝 기대했지만 흐르기 시작한다. 소녀 본능 발동. 절반 정도 팔았다. 이후 대응을 위해 뉴스를 확인했다. 심각하다. 까딱하면 2차 대유행이 올 기세다. 그렇다면 내일도 오를 터. 장 마감 직전 추매했다. 진단키트주는 돌아가면서 오르니, 내일은 씨젠이 대장이길 바라면서.

종가에 곱버스를 조금 샀다. 오늘 대부분 종목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간 외인 수급이 좋았던 건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훌륭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다. 한데 이게 무너졌다. 그렇다면 코스피가 2200선까지는 빠지지 않을까? 아님 반등을 위한 조정? 우선 하락에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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