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이 글을 쓰는 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하루 전 알람으로 알아차린 남편과 핼러윈에 친구들과 놀 궁리에 엄마생일은 안중에도 없는 딸. 섭섭하지 않냐고? 아주 아주 쪼끔 정도!
나에게 기념비적인 일은 내가 산에서 첫 완등을 한 그때였고, 길 잃고 산을 헤매던 나를 찾아와 준 동기에게 반 한 그 순간이었고, 딸이 태어난 그 순간이고, 수업료가 입금되는 그 순간들이 최고의 순간이라 말하고 싶다. 생일? 뭐 보통 일상 중 하루일 뿐. 남들이 챙기고 사회가 중요하다고 하니 인사치레로 챙겨 주고받고 있지만 솔직히 생일은 날 낳아준 부모에게 밥을 거하게 사드려야 하는 진정한 어버이날이 아닌가 싶다.
곧 결혼기념일인데 몇 년 차인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중요한 건 사회가 묶어놓은 기념일이 아닌 내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니까.
자아 깊숙이 파고들며 세상을 향할 때 내가 느낀 점은 '세상이 참 재밌구나'였다.
하루하루 크고 작은 이벤트가 펼쳐지고 작은 상처를 입고 친구들과의 소소한 에피소드로 또다시 내일을 기대하고 내일에 희망을 가져보며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쪽박의 현실과 아빠의 죽음과 유산의 아픔에서 그리 오래 머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오늘도 내일의 날 위해 사과나무를 심고 있다.
'고오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 도자기이야기, 고오이야기 이렇게 세 가지의 주제로 나뉜다.
브런치작가가 되자마자 뿜어져 나온 나의 짬뽕 주제들의 집약체로, 정리하자면 앞으로 쓸 글들의 초석이 될 주제들이다. 처음이니 짧고 굵게 딱 주 3회씩 총 10편 신나게 써보자 하고 시작한 도전이었는데 한 달 동안 설레었고 신났고 멋진 경험으로 삶의 에너지충전소를 구축한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럽다.
나의 바운더리에 있는 지금, 고오이야기를 더 많이 쓰고 싶어 졌다. 누구에게 가르쳐주고 이끌어 줄 교육 전문가는 아니지만 일상 속 다양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새로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어졌다.
고오 이야기를 쓸 때가 가장 즐거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