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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니아부지 Aug 29. 2023

딸을 두고 혼자 도쿄에 떨어졌다

아빠 92일차

혼자 일본에 왔다. 육아휴직 중 우리 딸과 아내를 두고 나만 나와 놀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싱숭생숭 내 기분처럼 날이 궂다. 비도 많이 온다. 곧 그치겠지 하며 우산을 안샀는데 다 젖었다. 일본에 많이 왔지만 도쿄는 처음이라 신기하고 낯설 줄 알았는데 서울 같다. 물론 아기자기한 디폴트 디스플레이는 다르다. 성수동이나 연남동, 망원동도 일본 못지않게 조그만 개성있는 가게가 많아서 새롭진 않다.


눈에 들어오는 건 육아용품, 유모차, 수유실과 같은 것들이다. 내가 아빠가 된 게 맞나. 다음번에 같이 오면 어디로 가야하지 자꾸 생각한다. 이렇게 걸어가니면 우리 딸이 힘들겠지 생각한다. 엄마 아빠만 쇼핑하면 오니가 심심해하겠지, 이벤트가 뭐가 있을까 탐색하게 된다.


어릴 적 나는 많은 곳을 여행했는데 심심했던 기억이 있다. 미처 아이의 놀잇감까지 여유롭게 고려할 사정은 아니었을 게다. 당시 부모님의 여행으로 남들보다 길눈에 밝게 된 거 같다. 어지간한 루트는 쉬이 파악한다. 색다른 요리라고 거부하지 않고 시도한다. 꼭 이것 때문이라고 단정짓기 어렵겠지만 이렇게 어릴 적 기억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일본은 다양성이 보기가 좋다. 유행으로 쏠리지 않는 것들, 시선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들, 여행자라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나의 생각으로 멈추지 말자. 열어두는 법을 또 되뇌인다.


딸이 함께 올 때 그림을 그려본다. 어떤 문화에 반응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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