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배우고 나서 어떤 점이 제일 좋아?
어딜 떠나도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수영을 배우고 나서 어떤 점이 제일 좋은지 물어본다면 딱 한 가지 떠오르는 게 있다. 당연히 물과 가까워진 후로 혈액순환도 잘 되고, 올바른 식습관도 형성하게 되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생겨 삶에 활력이 들어오는 등 이점이 수도 없이 많지만 말이다.
수영을 배우기 전, 유일한 취미는 ‘해외여행’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곳저곳을 다니는 걸 좋아했던 터라 시간만 생기면 사방팔방 새로운 동네, 지역, 나라를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글도 쓰고, 액티비티도 하고, 최대한 다양하게 많은 경험을 해보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지기 시작하면서 유일한 취미생활에 벽이 생겼고, 덕분에 간절히 이 소망을 늘 가슴속에 간직하게 되었다. ‘올해는 여행 말고 다른 취미를 가져보고 싶다.’라고. 일 년이 지나 연초에 썼던 버킷리스트를 펼쳐보며 깨달았다. ‘와, 나 이루었네? 그것도 너무 확실히, 선명하게, 크게!.’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게 맞다.
‘수영’을 배우고 나서 나는 ‘어딜 떠나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각 나라별 격리 규제가 완화되면서 다시 하늘길이 열렸을 때, 그동안 좋아했던 여행의 문을 하나씩 열며 다니고 있다, 지금도. 여담으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프랑스 남부 지방, Annecy’이다(퇴고하고 있는 지금은 몬테네그로 코토르). 올해 상반기는 125일간 장기 여행을 하며 바다가 있는 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냥 하염없이 즐기는 중이다. 또, 이번 여행을 통해, 수영 후 내게 찾아온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며 보내는 중이다.
이제 여행을 떠날 때면 늘 구글 지도를 켜고 이 동네 주변 지역 검색을 설정해서 ‘swim’을 검색해 본다. 수영장이 많은 곳은 정말 많지만 없는 곳은 진짜 없다. 그럼에도 숙소와 거리가 꽤 멀지만 수영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만족하며 매 하루를 ‘그 나라, 그 동네 수영장 가기’로 시작한다. 자연스레 현지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버스를 타고, 관광지에서 벗어나 동네 공공수영장으로 향하다 보면 그 어떤 경험보다 현지인들의 삶을 엿보고, 잠깐이나마 같이 느껴볼 수 있다. 또, 낯선 동네에 처음 듣는 언어에, 모든 게 새로운 환경이지만 ‘수영’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다양한 국적인들이 모여 그 나라, 지역의 수영장에서 같이 즐기다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정신없이 파란 수영장 물이 주는 황홀감에 빠져있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간다. ‘어쩌다, 내가 여기서?’ 수영을 배우고 나서부터 수영이 나의 삶이 되어버린 덕분에 이제 어딜 가나 수영장을 찾게 된다. 그리고 수영을 하면서, 하고 나서 다른 행복과 비교할 수 없는 그 익숙한 개운함과 타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쉽게 해낸 성취감 등이 섞인 행복감을 느낀다.
신기하게도 여행을 하다가 너무 몸이 지치거나 하면 그날은 수영을 안 간 날이었다.
그렇다. 수영을 배운 덕분에, 나는 '어딜 떠나도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이게 바로, 수영을 배운 후 가장 크게 변화한 것과 더불어 내게 찾아온 큰 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