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란 작가의 ‘믿는만큼 자라는 아이들’을 읽다보면 삼형제의 수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님도 ‘둔하고 게으르고 잠이 많다’고 하시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도 하나같이 어른보다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잠꾸러기 아기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걱정이 많은 나는 첫째의 수면 문제가 민감하고 불안이 높은 나때문은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들곤 했다.
내려놓으면 잠이 드는 둘째 찬이를 낳고나서야 이런 죄책감은 사라졌다. 그리고 ADHD나 자폐를 지닌 아동에게 수면 문제가 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나서야 그때의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감각이 예민했거나 불안 등으로 잠못드는 첫째에게 무리한 수면 교육을 했던 나의 시도가 미안하기 그지없다.
3주만에 백기를 들긴 했지만 말이다. 아마도 수면교육은 둘째에게 훨씬 더 잘 맞았을 것이다. (첫째 때 백기를 들은 기억 때문에 시도하지 않았다)
준이는 어릴 적 초민감 등센서를 지닌 아이였다.
안아주면 잠이 드는데 내려놓으면 바로 울음을 터뜨리는 아가여서 어느 정도 컷을 때도 가슴에 올려놓고 재우고 새벽에도 몇 번이나 다시 아기띠를 해서 몸을 둥둥 움직여가며 다시 재우곤 했다. 통잠을 자는 시기도 두 돌이 넘어서야 찾아왔다. 통잠을 잔 후로부터는 수면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문제를 인지한건 한국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였던 것 같다. 아이가 늘 피곤해보였다.
잠을 잘 자는데도 왜 이렇게 피곤할까 고민이 되었던 나는 기운을 복돋아주는 한약을 몇 번 지어먹였다.
한약을 먹은 아이는 조금은 괜찮은 듯 했지만 이내 또 만성피로를 달고 다니는 아이가 되어있었다.
9시가 조금 넘으면 잠이 들었다가 새벽 6시 전후로 일어나는데 하교 시간인 저녁7시에 바이올린 레슨을 받는 시간에는 선생님이 걱정할 정도로 피로해 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아이는 오전 수업 시간에도 잠이 오는 것을 참는 다고 했다.
이 문제가 단순 피로가 아니라 수면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것은 비교적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다.
준이는 아토피와 알러지로 잠들기 전 피부를 긁는 습관이 있다.
심한 편이 아니고 일단 잠들면 가려워서 깨는 일이 좀처럼 없기 때문에 약을 먹이지는 않았는데, 봄철에 꽃가루 알레르기가 조금 심하게 올라와서 잠들기 전 항히스타민제를 먹었다. 그런데 항히스타민제를 먹고 잠이 들었을 때는 신기하게도 한 시간 정도는 더 늦게 일어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아이의 컨디션도 훨씬 좋았다.
‘아! 이건 단순히 몸이 쉽게 피로해져서 기운을 복돋아줘야하는 문제가 아니라 더 잠잘 수 있게 도와줘야하는 문제구나!’
우선 항히스타민제를 더 먹이면서 어떤 방법이 좋을까를 고민해보았고 고민과 검색 끝에 마그네슘을 먹이기로 결정했다.
알러지가 심한 것도 아닌데 항히스타민제를 계속 먹일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마그네슘을 복용하기 전에 의사(GP)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의사선생님은 영양제쪽으로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없다고 하셨다.
하지만 무언가 복용한다면 장기가 될 가능성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양약으로 접근하고 싶지 않은 나의 판단을 존중해주었고 몇달 전 다른 이유로 받았던 피검사의 수치를 바탕으로 철분이나 영양상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해주었다.
마그네슘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시트레이트(Citrate)와 글리시네이트(Glycinate). 수면 개선 목적이라면 글리시네이트가 더 적합하다.
아이용 마그네슘은 시트레이트가 더 많기 때문에 이런 저런 검색 끝에 한 제품을 골라서 먹기 시작했다.
장기 복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한 브랜드보다는 브랜드를 바꿔가면서 복용을 시키려고 한다. 다행히 준이는 마그네슘을 먹고 컨디션이 많이 올라갔다. 예전보다 조금 더 많이 자기도 하지만 수면의 질이 조금 더 올라간 것 같다. 원래는 저녁 시간이 되면 피곤해서 의자에 늘어져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컨디션이 좋아지니 놀이 시간이 더 늘어났다.
아이는 조금씩 자기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마그네슘을 복용한 뒤 한 두 달뒤부터는 술래잡기 놀이도 함께하기 시작했다.
술래잡기는 끊임없이 뛰어야 하기 때문에 아이가 더 피로함을 느꼈던 것이었다. 나 역시 아이와함께 마그네슘 글리시네이트를 복용하고 있는데 나에게도 정말로 효과가 좋아서 다음 날 훨씬 덜 피로함을 느낀다. 영양제를 추천한다는 것이 무척 조심스럽지만 일단 아이와 나에게도 효과가 있기에 함께 포스팅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