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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가희 Jun 20. 2022

이곳에도 봄이 올까요?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 에세이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과 강.렬.한 첫 만남

2015년 3월 2일, 사회복지사로서,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으로서 아이들과 처음 만난 날이에요. 잊을 수도 없고, 잊히지 않는 날이고요. 뭐라고 인사할지 고민하며 보낸 날들이 우습게도 아이들은 낯선 사람인 저에게 관심이 있었을 뿐, 선생님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죠.


잡아먹고, 먹히는 이곳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야생 동물 보호 구역 세렝게티라고 말하겠어요. 힘의 불균형, 강해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곳. 이 영역싸움에는 선생님도 벗어나지 못했죠.


아이들은 말했어요.

“어차피 곧 있으면 그만둘 거잖아요.”

“선생님이 뭘 할 수 있는데요.”

“선생이면 다 야? XXX”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친구보다 못한 선생님이 되어가는 것만 같았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화도 나지 않았어요. 꼭 화내는 법을 잊은 사람처럼 말이죠. 큰 소리로 말하면 아이들은 떼로 모여 집어삼킬 듯한 소리로 말했어요.


마치 제가 울며 뛰쳐 나가기를 바라는  같았어요. 그럴수록 오기가 생겼죠. 도망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게임에서 마지막까지 버티는 자가 되어 보겠다는 마음으로 말했어요.

나는 너희가  해도 나가지 않을 거야.”

그렇게 마음 주면 금방 사라지는 선생님이 되진 않겠다고 다짐했죠.


※ 다른 이야기는 독립출판물 #이곳에도봄이올까요 에서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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